100년 역사의 덕유산 장터 (무주 안성시장)
덕유산 장터란 이름의 안성장터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안성면의 산증인이다. 면소재지가 있는 장기리(場基里)란 지명 역시 ‘장터’란 뜻이다. 본래 장터는 지금은 하천으로 변해버린 효자촌 앞 개울 건너에 있었는데, 1917년 대홍수 때 흔적도 남지 않을 정도로 참상을 당해 당시는 황무지나 다름없었던 들판 한 가운데인 지금의 장소로 면사무소를 비롯한 각 기관을 신축·이전하였고 현재의 장터 자리에 장옥(場屋)을 세우게 되었다. 그 주변으로 새로운 마을이 형성되어 신촌(新村)과 시장(市場) 마을이 탄생한다.
현재의 장터는 2001년 장터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재정비되며 ‘덕유산 장터’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하였다. 2017년은 안성시장이 공식적으로 100년이 되는 해이다. 민·관, 그리고 상인들이 영화로웠던 과거의 흔적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2018년에는 더욱 왁자지껄한 장터의 모습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춘용 안성시장 상인회장
5일과 10일은 안성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다. 장터에서 만난 상인이나 마을 어르신들은 이구동성으로 장터에 대해 “예전만 못해.” 소리를 한다. 상인은 장사가 안 되고, 어르신들은 살 만한 물건이 없다는 것이다.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라는 말이 떠오른다. 물건이 없으니 안 나오게 되는 것이고, 손님이 없으니 좌판을 펼치면 뭐하냐는 것이다.
40여 명의 회원이 가입된 안성시장 박춘용 상인회장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제가 이 장터에서 가전수리·판매업을 한 지 35년쨉니다. 옛날에는 수리 기사를 따로 두고 운영할 정도로 손님이 많았죠. 하지만 지금은 보시다시피 가게가 텅 비었잖아요. 수리는 가전회사 AS 센터를 이용하고, 구입은 다 인터넷이나 대형마트에서 사니까요. 저야 그렇다 치고, 일단 노점상들이 예전만큼 안 와요. 장사가 안 되니까요.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장사가 되든 안 되든 좌판을 펼쳐야 합니다. 한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다 보면, 손님들은 어디, 어떤 자리에 가면 뭐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손님이 오게 된다는 것이죠.”
장터의 쇠락은 무엇보다 큰 마트가 생기면서부터라고 했다. 2001년 장터 현대화 사업 이후 말끔히 단장된 장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상인들은 스스로 친절 교육도 받았다. 박춘용 상인회장은 “장보기 도우미 제도가 있어요. 어르신들이 물건을 사면 자동차나 터미널, 또는 가까운 거리의 집(면소재지 내)까지 무료로 배달해 주고 있습니다.”라며 많은 이용을 권하기도 했다. 또한 상인들은 현금 대신 온누리 상품권도 받고 있다고 했다.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를 따지기 전에 주민들은 우리 지역 시장을 애용하고, 상인들 역시 꾸준히 자리를 지키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장터에서 만난 장기리 주민은 “시장 내에는 빈 점포가 많은데, 물건만 쌓아두는 창고 역할이 아닌 새로운 업종을 입점시키는 등 장터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조언을 건넸다.
덕유산 장터 전북 무주군 안성면 칠연로 38
글·사진 눌산
2017 무주 안성면 소식지 안성애인(愛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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