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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집

우리 땅에 어울리는 흙집 이야기. 펜션 '광수생각'

by 눌산 2008.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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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진안의 흙집 펜션 광수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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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들의 삶을 들여다 보게되면 시작과 끝이 같음을 알 수 있다. 자연에서 채취한 음식물을 먹고, 흐르는 물을 마시고, 배설을 하면 다시 그 위에서는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줄 채소가 자란다. 돌고 도는 것이다. 요즘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는 웰빙이란게
바로 조상들의 삶 자체였던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본래대로 돌아가자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음식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집이다. 어쩔 수 없이 아파트 생활은 하지만 그 안을 나름대로 자연 친화적인 소재로 꾸민다. 황토를 소재로 한 장판이나 벽지를 바르기도 하고, 가난과 궁핍의 상징이었던 숯은 이제 어엿한 귀한 몸이 되어 안방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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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에 대해 얘기하려고 한다. 지난 몇년 동안 70년 된 오두막에 살면서 몸소 체험한 결과다. 군불을 때는 흙집은 건조하지가 않다. 아파트에서 잠시 살아봤지만, 아니 콘크리트 건물은 다 마찬가지지만, 자고 나면 등이 흥건할 정도로 땀을 많이 흘렸다. 당연히 개운치 않은 아침을 맞았고, 좁은 공간이다 보니 움직임이 적어 몸은 축 쳐졌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손바닥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뜨거운 방에서 잠을 자도 땀이 안 난다.
 
한동안 두통에 시달린 적이 있는데 그 또한 말끔히 사라졌다. 나의 임상실험 결과 이전에 이미 많은 이들에 의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기에 흙집이 몸에 좋다는 것은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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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광수생각'은 전라북도 진안 용담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있다. 호수가 발아래 깔리고 수면 위를 나풀거리는 물안개와 이른 아침 어부의 그물 손질하는 풍경이 그윽하다. 하룻밤 자고 난 느낌은 한마디로 "이 좋은 집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였다. 흙과 나무를 적당히 섞은, 소위 말하는 막집 형태다. 막집은 귀틀집과 같이 규격화 된 것도 아니고 대충 흙을 버무려 얹고 그 위에 나무토막 하나 얹고를 반복하며 지은 집을 말한다. 특히 편안함과 함께 자고 난 느낌이 더 좋았던 것은 낮은 지붕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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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집의 지붕은 대개가 낮다. 그것은 추운 겨울을 대비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자연과 어울리는 집이라는 것이다. 외국 여행 경험이 많은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나라 자연의 멋은 둥글둥글하고 펑퍼짐한 산 모양에 있다고 한다. 설악과 지리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시골마을을 지나다 만나는 이국적인 느낌의 별장들을 보면 뭔가 어색한 느낌을 받는다. 그건 바로 집 뒤 산이나 주변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뾰족하고 우람한 규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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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생각'은 모두 군불을 지펴 난방을 한다. 막집이지만 실내는 아주 깔끔하다. 주인의 세심한 배려가 혹여 흙이라도 떨어질까 방 구석진 곳에 대나무를 빙둘러 방안에 흙이 쌓이지 않게 만들었다. 취사시설과 화장실, 욕실이 모두 방안에 있고, 자고 나면 아침상을 방안에서 받는다. 이건 전라도 특유의 모습들인데 오래 전에 여관방들은 대개가 다 그랬다. 잠에서 깨면 먼저 살갗을 간질이는 바람과 함께 시원한 용담 호를 눈에 담아 본다. 그리고 아침상을 받는 기분.... 생각만으로도 근사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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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중부(대전-진주)고속도로 무주 나들목에서 딱 25분 거리있습니다. 광주나 전주에서 간다면 진안읍내를 지나 용담댐을 찾아가면 되고요, 모두 군불을 지피는 방이라 미리 예약을 하고 가면 도착할 때쯤 아랫목이 적당히 따스해질겁니다. 미리 부탁하면 숯불에 진안 흙돼지 구이를 맛 볼 수 있고, 모닥불을 피울 수도 있습니다.

전라북도 진안군 상전면 월포리(양지마을) 펜션 '광수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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