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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이야기

여기가 무릉도원이네! 앞섬마을 복사꽃밭

by 눌산 2022.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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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진(無窮無盡)! 무주 한 바퀴-17 앞섬마을 복사꽃

올봄엔 꽃길만 걷자!

앞섬마을 복사꽃 4월 중순 개화. 무릉도원이 따로 없네

4월 첫 주가 지나서야 마당에 수선화 꽃대가 올라 왔다. 여린 작약 새순도 삐쭉 얼굴을 내밀고 자두나무와 모과나무 새순도 비로소 운을 틔웠다. 성급한 마음에 꽃시장에 나가 봄꽃을 사다 심었다. 매일 아침 내리는 서리에 꽃잎이 시들까 싶어 저녁이면 비닐을 덮어 보온을 해줬다. 덕분일까? 다행이도 한낮이면 화사한 꽃을 피운다. 무주의 봄은 이처럼 늦다. 저 아래 섬진강변에 비해서 한 달 정도는 차이가 난다. 쌍계사 십리벚꽃길에 벚꽃이 다 지고 있다는데, 무주는 이제서야 꽃을 피웠다. 오죽했으면 여의도 벚꽃이 다 지고 나서야 무주에 벚꽃이 핀다고 했을까. 늦었지만, 무주에도 봄꽃의 향연이 시작됐다. ‘봄꽃의 여왕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화려함으로 치자면 1등인 복사꽃이 바로 이번 무주 한 바퀴의 주인공이다.

앞섬에서 뒷섬 가는 도로변 홍도화 가로수길

연분홍 복사꽃 천지, 무주읍 앞섬마을

4월 중순이면 무주 최대 복숭아 산지인 무주읍 앞섬마을에 연분홍 복사꽃밭이 펼쳐진다. 해가 비치는 방향에 따라 온 마을에 붉은 물결이 일렁이는 것처럼, 혹은 붉은 양탄자를 펼쳐 놓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마을 전체가 복사꽃으로 뒤덮인다.

복사꽃하면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가상의 선경인 무릉도원이 떠오른다. 별천지이상향을 비유하는 말로 흔히 쓰이는 무릉도원은 중국 진나라 때 후난성의 한 어부가 발견하였다는 복숭아꽃이 만발한 낙원세계를 이르는 말이다. 조선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 역시 꿈에서 도원을 본 후 화가 안견에게 그곳을 그리게 했는데 그 작품이 바로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 후난성의 어부가 만난 무릉도원이, 안평대군이 꿈속에 본 도원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아마 4월의 앞섬마을이 아닐까 싶다.

4월 중순의 앞섬마을은 연분홍 복사꽃 천지다.

복사꽃, 도화(桃花)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얘기가 있다. 복사꽃에 이어 산복숭아꽃까지 피기 시작하면 산천은 울긋불긋, 봄은 가히 절정을 이룬다. 복사꽃의 화려한 색과 은은한 향기는 사람들의 넋을 쏙 빼놓을 만큼 매혹적이다. 오죽했으면 과년한 딸이나 새색시가 있는 집은 봄바람이 날까봐 집 안에 복숭아나무를 심지 않았다고 하니 복사꽃에 대한 극찬이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듯하다.

무주 읍내에서 북쪽 향로산 자락을 넘어가면 내도리(內島里). 터널을 지나 내리막길을 따라가다 다리를 건너면 무릉도원에 들어선다. 내도리는 행정상의 지명으로 육지 속 섬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앞섬은 앞뒤로 두 개의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 섬이나 다름없었다. 앞섬의 사람들은 읍내에 가려면 당연히 배를 타고 건너 다녀야 했고, 앞섬을 지나 만나는 뒷섬 사람들은 산자락을 휘감고 돌아가는 길을 따라 향로봉을 넘어야만 읍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당시 뒷섬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던 길이 지금은 맘새김길이란 이름으로 그대로 남아 있다.

앞섬에는 80여 가구 200여명의 주민이 산다. 마을 농지 대부분이 복숭아밭이다. 앞섬마을 이종대 이장은 나만 빼고 다 복숭아 농사를 짓는다.”라고 할 정도로, 주민 90% 정도가 복숭아 농사를 주업으로 한다. 그 외에 사과밭이 좀 있고, 어죽이 유명한 마을답게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도 있다.

마을 뒤 ‘집너미’ ‘S’자 길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보기 위해서는 마을 오른쪽 언덕 위에 있는 산숫날에 오르면 된다. 산림청에서 지정한 전통마을숲으로 주변 정리가 말끔하게 되어 있다. 아름드리 소나무 수십여 그루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 이 숲은 권씨 문중 소유다. 주민 양상모 씨는 어릴 적 놀이터였죠.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 숲으로 아이들이 몰려들었어요. 배방구놀이도 하고 연도 날리고 놀던, 추억이 깃든 곳이랍니다.”라고 했다. 마을에서 비교적 높은 산숫날에 오르면 복사꽃의 향기를 품은 산들바람이 불어온다. 소나무 사이사이로 복숭아밭이 내려다보인다. 연분홍 복사꽃이 만개하면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풍경이 액자 속 그림 같다.

앞섬에서 복사꽃을 가장 멋지게 감상할 수 있는 장소 두 군데를 추천한다. 한 곳은 마을 안 교회 옆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야트막한 고개를 만나게 되는데 주민들은 이곳을 집너미라 부른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S’자 농로와 좌우로 펼쳐진 복사꽃밭이 꽤 운치 있다. 또 한 곳은 앞섬체험센터 앞 강변 제방길이다. 앞섬교에서 후도교까지 약 2km에 달하는 이 길 안 쪽은 전체가 다 복숭아밭이다. 이곳에서는 가장 넓고 깊게 복사꽃을 감상할 수 있다. 복숭아밭 반대편은 금강이다. 모래와 자갈밭인 강변을 따라 걸을 수도 있다.

복사꽃과 동시에 피는 홍도화도 볼 만하다. 앞섬에서 뒷섬으로 이어지는 도로변 가로수 30여 그루가 홍도화다. 꽃이 유난히 붉다. 하얀 조팝나무꽃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산숫날’ 소나무숲에 오르면 복사꽃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알고가면 좋은 TIP]

옛 전도분교 자리에 있는 앞섬체험센터에서 숙박도 가능하다. 센터 주변을 빙 둘러 다 복숭아밭이다. 꽃밭 한가운데서의 하룻밤, 생각만 해도 꿈만 같다.

문의 010-4327-3848 (류영희 사무장)

무주신문 1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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