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을-오지

아름다운 여울이 흐르는 마을 미탄(美灘)

by 눌산 2008. 5. 7.
728x90





아름다울‘美’, 여울‘灘'. 동강이 흐르는 강원도 평창군 미탄
 


'아름다운 여울이 흐르는 마을' 미탄. 31번, 56번과 함께 강원도 구석구석을 가로지르는 42번 국도 상에 있어 수십 번도 더 지나다닌 길이다. 소주리, 파전리, 유령마을, 고자리 같은 재밋는 지명은 들어 봤어도 '미탄' 처럼 아름다운 지명은, 나는 여태껏 들어 보지 못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육백마지기를 오르다 바라 본 미탄 창리 풍경


평창은 영월, 정선과 함께 강원도 오지의 대명사로 불리는 ‘영평정’의 중심이요, 청옥산(1,256m), 재치산(751m), 삿갓봉(1,055m), 성마령(979m), 백운산(883m) 등의 산과 동강이 흐르는 산수가 수려한 고장이다. 무엇보다도. 집착과도 같은 일이지만 '미탄'이라는 이름이 너무 좋다.


평창읍내에서 42번 국도를 타고 멧둔재(660m) 터널을 지나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영월로 가는 삼거리가 나오고, 주도로를 따라 잠깐 굽이진 도로를 벗어나면 일자로 쭉 뻗은 도로를 만난다. 미탄면소재지인 창리의
일명 '아우토반'이다. 특히나 이 42번 국도에서 이렇게 반듯한 길은 이 미탄이 유일할 것이다. 그것도 잠시 비행기재와 솔치가 나타나며 길은 구절양절,  양의 내장같은 길이 풀리지 않을 듯 꺾여 돌아가기를 반복한다.  미탄은 두손을 오므린 듯 오목한 분지형태를 이루고 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 양쪽으로 트인 42번 국도만이 유일한 통로 구실을 하고 있는 셈.



미탄에서 가장 높은 산은 청옥산


대부분의 미탄 사람들은 이 청옥산 자락에 의지해 살아가며 생명의 산이요, 희망의 산으로 섬긴다. 청옥산 바로 아래로는 평창 아라리의 발원지로 불리는 육백마지기가 있다. 육백마지기는 산나물 천국으로도 불리는 곳으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곤드레 나물과 곰치(곰추, 곰취), 딱주기 등은 평창은 물론 정선과 영월까지 이름이 알려진 산나물로 곤드레나물밥 재료로 사용된다. 미탄에서는 매년 5월 말 '육백마지기 산나물 축제'를 열고 있다.

미탄에서 육백마지기로 오르는 방법으로 두 길이 있다. 미탄 면사무소 옆으로 청옥산 등산로 표지판을 따라 가는 길과 면소재지로 들어가 주택가 골목을 빠져나가 단군 성전을 지나는 산길이 있다. 중턱의 단군 성전을 지나 만나는 탁 트인 시야가 먼 이국 땅에 선 듯 착각이 들 정도로 이색적이다.

대부분 고랭지 채소밭으로 해발고도가 높고, 사방이 트인 공간이라 5월 산나물 철에도 추위를 느낄 만큼 서늘한 공기와 바람이 불어 가슴 속 깊숙이 쌓인 찌꺼기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 정도. 이러한 지형조건을 활용하여 강원도는 대관령과 태백, 양구, 양양과 함께 이곳 미탄 육백마지기에 모두 197.69㎿의 전기를 생산하는  116기의 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천문관측 및 자연관찰, 산나물채취관광 등과 연계해 상품화도 시도할 계획이라고.

육백마지기를 찾아간 날도 도로 공사가 한창이었다. 나무가 베어지고, 산이 무너지고...., 그렇게 이 땅의 소중한 것 하나가 또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청옥산 자락 수리재


미탄에는 산나물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평창 송어하면 이미 소문나 있는데, 이 평창 송어의 본고장이 미탄이다. 청옥산 자락에서 흘러 온 차갑고 깨끗한 물이 그 맛이 비결일 것이다. 또한 미탄면에 위치한 본동 성황당은 강원도 정선과 삼척으로 넘어가던 큰길인 성마령 초입에 자리한 성황당으로 예전에는 미탄이 평창의 중심지였음을 알려주는 근거라고 하며 정선군수와 관련된 설화를 비롯해 다양한 옛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울고 왔다 울고 간다'하여 정선에 부임받는 군수는 두 번 운다는 얘기가 전해져 온다. 그것은. 힘겹고 험한 정선으로 부임 받아 가는 길이 서러워서 한번 울고, 나중에 다른 임지로 떠나기 위해 정선 땅을 떠날 때  정선의 인심에 반해 또 한번 울고 간다는 얘기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촬영지 가는 길.

멧둔재 너머 미탄면 율치리에는 그 유명한 영화 ‘동막골’ 촬영장이 있다. 산중 폐광지에 세워진 세트장은 설렁설렁 걷기 좋은 길로 특별한 볼거리는 없지만 산책 삼아 다녀오기에 좋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율치마을에 있는 영화 '동막골' 촬영장




[찾아가는 길]

1. 영동고속도로 새말IC-42번 국도-안흥-평창-미탄.
2. 중앙고속도로 신림IC-주천-평창-미탄.

평창을 지나 멧둔재 터널을 넘어서면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우회전하여 2킬로 가면 율치 마을, 영화 촬영지 표지판을 따라 다시 비포장길로 2킬로를 오르면 영화 '동막골' 세트장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