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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 한 번씩, 이 길을 걷는다.
세상에 오직 나 혼자뿐인 것처럼 골짜기는 고요하다.
이꽃 저꽃 다 떠난 자리에 연두가 찾아왔다.
꽃보다 연두다!
좁고 길고 깊은 골짜기에는 빛이 드는 속도도 느리다.
누가 이 빛을 빚겠는가. 신이라면 가능할까?
이 길이 끝나는 곳에 오롯이 자리한 오두막 한 채, 한 사내가 산다. 십수 년을 전기 없이 살았던 사내는, 몇 해 전 신문물을 받아들였다. 하나, 사내는 전기 없이 살던 시절이 더 좋았다고 했다. 아귀다툼 같은 대처 소식 보다는, 바람결에 들려오는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가 더 재밌더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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