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부군’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 하나. 이현상 휘하의 빨치산 500명이 계곡에서 목욕하는 장면이다. 1년 만에 처음으로 옷을 벗고 물속으로 뛰어든 곳은 바로 전라북도 장수 장안산 군립공원 덕산계곡 용소다. 몰랐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윗용소의 평범함에 비해 아랫용소는 우람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소(沼)가 장관이다.
용소 아래 방화동에는 일찍이 휴양림이 들어서면서 오토캠핑장과 가족휴양촌, 산림문화휴양관과, 숲속의 집 등이 조성돼 있어 가족 피서지로 유명하다.
방화동 계곡을 따라 상류로 오르면 걷기 좋은 숲길이 이어진다. 장안산에서 흘러내린 덕산계곡의 울창한 원시림과 기암괴석이 하류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주차장에서 용소까지는 2.5㎞ 거리로 하늘을 가린 숲길은 가벼운 트레킹 코스로 제격이다.
용소는 덕산계곡 상류 덕산제와 하류 방화동 자연휴양림을 통해 접근이 가능하다. 트레킹이 목적이라면 덕산제를 찾아 간다.
장수 읍내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덕산계곡 상류 덕산제를 들목으로 삼았다. 주차장을 벗어나면 곧바로 계곡과 함께 가는 길이다.
곧장 숲으로 들어간다. 한여름에 시원하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대신 숲그늘이 많아 어느정도 더위는 피할 수 있다.
때마침 덕산제 수문을 연 직후라 흙탕물이 흐른다.
거의 전구간에 덱이 깔려 있다. 걷기 편해서 좋기는 하다만, 촉촉한 숲 길을 걷는 맛은 떨어 진다.
10년 전에도 이 길을 걸었었다. 그때는 거의 무인지경이었는데, 소문이 꽤 난 모양이다. 평일인데도 걷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 '남부군'에 등장했던 아랫용소
이곳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직진하면 휴양림, 다리를 건너면 팔각정을 지나 출발지점으로 돌아 간다. 팔각정까지 약 300m는 오르막이다.
덕산제 아래 주차장에서 휴양림까지는 약 4.5km, 1시간 30분 소요.
/ 장마 전, 7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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