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청소년수련관 음악 교육 프로그램, '아란 꿈의 오케스트라'
초 여름밤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하모니로 관객들에게 감동
지난 6월 23일과 24일 ‘붉은 노을빛 역사 거리를 걷다’라는 주제의 무주문화재야행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열린 ‘아란 꿈의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한풍루 야외 공연장에서 30여 분간 진행된 공연에서 ‘아란 꿈의 오케스트라’는 안미영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60명의 단원들이 환희의 송가, 전래동요 메들리, 라이언킹, 위풍당당 행진곡, 맘마미아, 앵콜곡으로 라데츠키를 연주해 관객들의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공연을 관람한 무주읍 주민 정선화 씨는 “초여름밤의 공연은 눈으로도 귀로도 모두 아름다웠다. 무주에서 이런 공연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한국형 ‘엘 시스테마’, 음악을 통해 행복을 찾는 아이들
’아란 꿈의 오케스트라’의 교육 및 운영은 무주청소년수련관에서 하고 있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음악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의 건강하고 다양한 성장을 유도한다는 취지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국비를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꿈의 오케스트라’의 모태는 베네수엘라의 음악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El Sistema)’다. ‘엘 시스테마’는 ‘시스템’을 뜻하는 스페인어로, 1975년 총과 마약이 넘쳐나던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경제학자이자 오르가니스트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Jose Antonio Abreu) 박사에 의해 시작된 불우 청소년들을 위한 음악 프로그램이다. 마약과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음악 교육을 실시해 청소년들을 바른길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인 음악 교육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한국형 엘 시스테마라 불리는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이 시작되었다. 음악 교육을 통해 단순히 영재를 육성하거나 음악적 실력을 지향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즐거움을 배우고 행복을 찾도록 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처음 전국 8개 거점기관에서 단원 470명으로 시작해 현재 52개 기관에서 2,8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무주청소년수련관은 2015년 꿈다락 가족 오케스트라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2019년까지 5년 동안 오케스트라를 운영하였고, 2020년에 ‘꿈의 오케스트라’ 신규 거점기관으로 선정되어 올해로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아름답게 자라는’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아란’을 붙여 ‘아란 꿈의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플루트, 클라리넷, 바순, 호른, 트롬본, 트럼펫, 타악기로 구성되었으며 85명의 구성원(단원 70명, 음악감독 1명, 강사 12명, 행정 1명, 코디네이터 1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 감독과 강사들은 음악 교육보다는 음악을 통하여 다양한 계층의 아동·청소년들의 자존감 향상과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데 목표를 두고 바른 인성과 감성 교육에 힘쓰고 있다.
2020년 제1회 정기연주회, 무주반딧불축제와 산골영화제 등 공연
아란 꿈의 오케스트라는 2020년 제1회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무주반딧불축제와 산골영화제 등 무주에서 꾸준히 공연 활동해오고 있다. 지난 6월 6일 막을 내린 제11회 산골영화제 폐막식 때도 참여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아란 꿈의 오케스트라의 단원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입단할 수 있다. 4년 차에 접어들면서 구성원의 폭이 넓어져 현재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있다. 그중 80%가 초등학생이다. 단원들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일주일에 두 번 수련관에 모여 개인 연습과 합주에 참여한다. 간식 시간에 만난 단원들은 월요일과 목요일이 제일 행복하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산골영화제와 무주반딧불축제, 우즈베키스탄 국립교향악단과의 협연 등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무주군의 많은 청소년이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됐다”라면서 “음악 지식과 음악 전반을 대하는 태도가 변화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연습이 한창인 월요일 오후 수련관 내 빈 강의실마다 악기 연주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호른, 트롬본, 트럼펫 등 전문 강사가 일대일 강습을 진행하고 있었다.
“악기를 전혀 다룰 줄 모르는 아이들이 개인 강습을 거쳐 합주에 참여합니다. 공연에는 모든 단원이 다 참여하고요.”
악기를 어느 정도 다룰 줄 알아야 입단이 가능한 줄 알았더니, 안 감독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단, 음악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입단할 수 있다. 아란 꿈의 오케스트라는 현재 무주읍 뿐만이 아니라 설천면과 구천동, 안성면에서도 오고 있다.
햇수로는 4년 차지만 코로나로 인해 1년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했다. 단원들은 단순히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 참여하게 되었지만, 이제는 또 다른 꿈을 꾼다. 안 감독은 “음악가를 꿈꾸는 아이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대회에 나가 상을 받은 아이도 있고, 5명의 아이는 전라북도 도립 오케스트라에 참여도 하고 있다.”라면서 “공동체 생활을 통해 성격의 변화와 정서적 안정 등의 효과도 있다.”라고 했다.
그동안 ‘아란 꿈의 오케스트라’는 주로 야외 공연을 해왔다. 실내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끝으로 안 감독은 “오케스트라 공연은 실내와 야외 공연의 차이가 크다. 수준 높은 공연을 위해서는 무주에도 단원들의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실내 공연장이 필요하다”라고 바람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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