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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여행

자계예술촌 '산골공연 예술잔치'

by 눌산 2008.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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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오지마을 자계리에서 열린 '산골공연 예술잔치'

오지마을의 예술잔치가 뭐냐구요?

말 그대로 충북 영동의 오지마을 자계리에 있는 자계예술촌에서 산골공연 예술잔치가 열리고 있습니다.

자계예술촌은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극단 터'가 지난 2001년 옛 자계분교를 임대하여 현지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지역에 기반을 둔 생명력 있는 문화예술공동체를 꾸리고자 설립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계리의 하늘은 서울 하늘의 반에 반도 안되는 곳이랍니다. 첩첩 산중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좌우 양쪽 골짜기가 손만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협착한 골짜기지요. 그 곳에 자계예술촌이 있습니다. '그믐밤의 들놀음'이란 이름으로 매월 상설공연을 하고 있고, 올해로 다섯번 째를 맞는 여름밤 공연은 밤하늘의 별들 만큼이나 아름다운 음악과 춤과 주민들이 하나가 되는 축제의 장이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저와 함께 영동 산골마을 여행을 시작해보시죠.

영동은 우리나라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몸으로 따지자면 하단전, 즉 배꼽에 해당하는 지역이지요.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고개와 경부선 철도 영동역 역시 서울과 부산의 딱 중간 지점이랍니다. 전국어디에서 출발해도 두 시간대 거리에 있는 그야말로 이 땅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전라북도 무주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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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인적이 드문 골짜기지만 오늘은 날이 날인 만큼 온 동네가 들썩입니다. 바로. 산골공연 예술잔치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특정인의 잔치가 아닌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연이기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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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걸개 그림이 자계예술촌 입구에 걸렸습니다. 정천영 화백의 작품으로 깨끗한 면티를 준비해 가면 즉석에서 판화를 찍어주신다고 합니다. 재밋는 체험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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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맞습니다. 음악은 몰라도, 춤을 출 수는 없어도. 골짜기에 울려 퍼지는 징과 꽹과리 소리에 어깨가 들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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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개막식이 시작되었습니다. 말씀드린데로 동네 주민 대표가 사회를 보고 자계리 마을 이장님과 자계예술촌 촌장님의 인삿말로 나흘 간의 공연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개회식 보신 적 있으세요? 대부분의 행사에 가보면 덥지도 않은지 정장 차림을 한 고위 인사가 턱하니 식장 중앙에 앉아 있고 듣는 지 마는 지 전혀 신경 안쓰는. 눈치도 없는 축사니 어쩌고 저쩌고 하는 쓸데없는 긴 연설을 들어야만 합니다.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단지 몇몇 사람들만의 잔치 분위기에 꼽사리 낀 느낌이랄까요. 아무튼. 자계예술촌의 개막식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합니다. 진정한 축제의 의미를 말입니다.

몇해 전에 이어 두 번째 공연 관람이지만. 이번 공연을 준비하고 진행하시는 분들께 고마움을 느낍니다.

사실. 이런 공연은 도시에서는 흔하겠지요. 하지만 장소가 중요합니다. 도시의 공연장에서 이런 공연을 한다면 전 가지 않았을 겁니다. 한적한 산골마을 폐교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마을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대와 객석의 특별한 구분이 없고 모두가 연출가이자 배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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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계예술촌 촌장님의 말뚝이 춤이라는군요. 관객은 많지 않지만 그 열기만은 뜨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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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산중의 밤하늘에 민요 한가락이 울려 퍼집니다. 어르신들이 참 좋아하시더군요. 저도 언제부터 인가 판소리나 국악 공연에 관심을 갖게되었습니다. 자주 접하니까 그렇게 되더군요. 아, 나이 탓도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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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악 연구소 '타루'의 공연입니다. 전통 악기 소리는 여운이 깁니다. 짜릿한 맛은 없지만 깊은 맛이 난다고 할 수 있죠. 음악을 잘 모르니 제 느낌은 이 정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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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계리 마을에 사신다는 송길순(82) 할머니가 홀로 앉아 계십니다. 예술촌 인근에 깨밭이 있어 하루 종일 풀을 뽑고 오셨다는군요. "국수도 먹고, 재밋는 공연도 보고,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딧어" 하십니다. 한 마을 주민이 된 예술촌 식구들과도 친하게 지내신답니다. 바로. 예술촌이 존재하는 이유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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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십시오. 남자들만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 사진을 보면 알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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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여성들로 구성된 퓨전그룹 '미마지&이리스'의 공연 때문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서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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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과 풀룻, 첼로, 전자오르간의 절묘한 조화가 멋진 화음을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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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징소리가 좋습니다. 한방에 보내버린다고나 할까요.^^ 웅장하고 긴 여운을 주는 소리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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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대부분은 인근 지역 주민들로 보입니다. 아쉬운 것은. 휴가철을 맞아 여행객들이 많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더군요. 여행이란. 글쎄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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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활동하는 극단 '함께하는 세상'의 마당극 '밥심'이 시작되었습니다. 늦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니 재밋나 봅니다. 아. 무지 재밋더군요.^^ 하지만 수입 농산물로 위협 받고 있는 우리네 현실을 풍자한 내용이 가슴아프게 하더군요. 평생을 농부로 살아오신 우리 어머니 아버지를 떠올리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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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모든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농산물 문제여서 그런지 관객들의 표정이 진지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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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마지막 공연인 마당극이 끝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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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무대는 배우와 관객 모두가 하나가 되는 시간입니다. 막걸리도 마시고. 함께 춤을 추며 첫날 밤이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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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공연 예술잔치의 특징은 관람료가 후불제라는 것입니다. 느낀 만큼, 감동 만큼 내라는 의미겠죠. 저는 두 사람이 만원을 냈습니다. 더 내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었지만.... 담에 또 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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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킨 관객들이 하나 둘 빠져 나갑니다. 멋진 걸개그림이 밤 분위기에 더 잘 어울리네요.

공연은 내일(화요일)까지 입니다.


[tip]
영동은 교통이 좋습니다. 철도와 고속도로가 모두 지나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죠.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되어서 인지 도로가 많이 붐비나 봅니다. 이럴땐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이 제격이죠. 특히 기차여행이 좋습니다. 영동역에서 자계예술촌 코 앞까지 버스가 다니기 때문입니다.

열차 예약과 시간 정보는 코레일 홈페이지를 참조하십시오. http://www.korail.com/

영동역에서 용화, 조동행 버스를 타시면 됩니다.
자계리까지는 35분 가량 소요되고, 06:30, 10:20, 13:20, 17:20  하루 네 번 운행합니다.

자가 운전으로 고속도로를 타실 경우 대전-진주간 고속도로 무주 IC로 나오시면 20분 정도 거립니다. 펜션 '언제나 봄날'에서는 딱 25분 거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자계예술촌 다음 카페를 참조하십시오. http://cafe.daum.net/jagye

자계예술촌 연락처 043-743-0004, 017-417-9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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