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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여행

청도의 가을은 깊고도 짧다. -만추(晩秋)의 운문사

by 눌산 2008.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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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반시의 고장답게 마을마다에는 볼그스레 익어가는 감이 화려한 단풍 못지않은 빛깔을 뽐낸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감을 따기 시작하면 10월 중순에 이르러 앙상한 빈 나뭇가지만 남아 어느새 가을은 저물어 간다.

 가을이 저물기 시작한 이쯤의 청도에는 바스락 거리는 낙엽 구르는 소리로 가득하다. 영화 만추(晩秋)에서 바바리코트를 입은 김혜자의 쓸쓸한 뒷모습을 기억한다면 누구라도 한번 쯤 폼 잡고 걸어보고 싶은 풍경이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을 만나기 위해서는 운문사가 제격이다.
 

호랑이가 다리를 뻗고 기지개를 켜는 형상을 하고 있다하여 호거산으로도 불리는 운문산 자락 깊숙이 자리한 운문사에 들어서면 먼저 거대한 소나무 군락이 반긴다. 호젓한 산사 여행의 첫 관문이다. 노송 군락 지대를 지나면 낙엽더미가 곱게 깔린 영화의 한 장면이 기다린다.
 

반듯한 담장 너머 절집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길바닥에 널린 낙엽더미 위를 걷고 뛰는 중년의 여인은 어느새 소녀가 된다. 30년 전 곱게 빗어 넘긴 갈래머리 소녀는 한 줌 낙엽을 바람에 날리며 또 다른 추억을 만든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인 운문사는 560년(신라 진흥왕 21)에 신승(神僧)이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고려 때 일련이 사년간 머물며 삼국유사 집필에 착수 했다고 알려진 운문사에는 교육과 연구기관인 운문승가대학이 있는 비구니 사찰이다. 그래서일까, 단풍철 행락객들에게는 어울리는 않는 고즈넉한 분위기는 여느 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범종루를 거쳐 경내로 들어서면 사방이 탁 트인 조선조 목조건물 만세루와 천연기념물 제 180호로 지정된 ‘처진소나무’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유명세만큼 절집의 규모도 크다. 30여 동의 전각이 자리하고 있지만 여느 시골마을 같은 오밀조밀한 가람 배치가 단정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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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다 못해 핏빛이 도는 단풍은 사람들의 마을을 들뜨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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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 앞에서는 누구라도 소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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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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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가을에 추억 하나 쯤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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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진소나무 아래에서 우연히 박남준 시인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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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여인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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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도 노랗게 물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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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암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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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에 가면 겁나게. 감나무가 많다.


[TIP]
- 열차 여행안내
청도하면 멀게만 느껴진다. 부산이 더 가까운 탓일것이다. 하지만 KTX를 이용하면 당일여행도 가능하다.   
서울역에서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를 이용하여 청도역까지 곧바로 가는 방법과 동대구역까지 KTX를 이용한 후 환승하는 방법이 있다. 서울역-동대구역 1시간 4-50분 소요. 환승할 경우는 청도역까지 약 2시간 30분 소요. 서울역-청도역 약 4시간 30분 소요. 부산역-청도역 약 1시간 소요.


동대구역까지 KTX를 타고 가서 렌터카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코레일 멤버십 회원이나 KTX 이용객은 최대 40% 할인을 받을 수 있다.(동대구역 금호렌터카 053-616-8000)


- 대중교통

대구 남부 터미널에서 운문사까지 1시간 20분소요. (오전 7시 40분부터 19시 경까지 1시간 간격으로 1일 20회 운행), 청도 시외버스 터미널에서는 하루 10회 운행하며, 1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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