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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강원도 길, 미산-살둔-운두령-속사까지

by 눌산 2008.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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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간 오지에도 도로가 뚫리면서 좀 더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편리해진 만큼의 댓가도 치루어야 한다. 그만큼의 자연이 파괴되고 또 다른 소통이 이루어지면서 그에 따른 피해도 생기게 된다. 소통은 원활한 관계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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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번 지방도로가 그렇다. 31번 국도가 지나는 상남에서 56번 국도와 만나기까지는 오지 속의 오지로 소문난 미산과 살둔을 지나야 한다. 막혔던 길이 뚫린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마도 10년 쯤 된 것 같다. 4륜 구동으로도 갈 수 없었던 그 길은 이제 시속 80km로 달려도 좋을 만큼 뻥 뚫렸다. 우후죽순 펜션과 가든이 들어서고 떼거지로 몰려드는 사람들로 옛날의 그 모습은 눈 씻고도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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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밑으로 희미한 옛길의 흔적이 보인다. 저 길을 걸어서 다녔다. 내내 미산계곡을 곁에 두고 걷는 이 길은 최고의 트레킹 코스였다. 봄에 만나는 철쭉은 그 유명한 주왕산 수달래 못지 않았고, 천불동 부럽지 않은 가을 단풍 또한 기가막힐 정도였다. 하지만 도로가 생기면서 이리 저리 싹뚝 잘려 나간 길은 어색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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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꾼들의 아지트요, 산이 반 물이 반이라는 뜻의 산반수반정으로 불리던 살둔산장이 멀리 보인다. 때론 산이 반 술이 반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붙인 이름이 산반주반정. 하지만 다 옛말이다. 호산 이상주 님이 산장지기를 내놓고 떠난 이후로는 그 맛을 느껴보지 못했다. 이렇게 먼발치서 짝사랑하는 여인을 훔쳐보듯 힐끔 한번 쳐다보고 지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산장은 그대로지만 내가 변한 탓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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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둔마을은 물돌이동이다. 역시 다리가 놓이면서 그 맛은 사라졌다. 절벽에 부딪쳐 아침을 열던 그 물소리가 그립다. 콩밭메는 아낙네야~~를 열창하던 호산님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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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둔 고갯마루에 서면 어색한 한반도 지형을 만날 수 있다. 저 멀리 깊숙히 들어 앉은 골짜기가 아현골이고, 그 뒷산이 침석봉이다. 그 뒤로는 개인산과 방태산이 첩첩히 두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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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C 트럭. 사람들은 제무시라고 불렀다. 수십년 된 트럭이지만 강원도 산간 지역에서는 아직도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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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089m 운두령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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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두령 너머 속사에서 만난 친구가 지었다는 멋진 귀틀집이다. 이승복 생가 바로 입구에 있다. 저런 집을 지어주겠다던 친구는 요즘 바쁘다. 약속 꼭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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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사의 이승복 기념관. 친구는 이 학교를 다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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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집이다. 자기 집만 열심히 짓더니 요즘은 남의 집 지으로 다닌다. 집 짓는게 취미고 직업이다. 처마에는 내가 만들어 놓은 설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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