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새벽안개가 자욱하다.
앞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의 안개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청량산 육육봉 아래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강물은 산안개 따라 흘러가고, 산은 강바람에 서서히 아침을 연다.
청량산의 근사한 아침을 맞았다.
혼자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풍경들,
누군가에게 전화라도 한통 넣고 싶은 마음이다.
드디어 안동 땅. 태백을 떠난 지 9일만이다.
이른 아침 햇살에 청량산이 황금빛으로 빛이 난다.
운전 중이라면 과속 경고판만 봐도 긴장하게 되지만…….
걷는 일은 과속에 대한 부담이 없다.....
관창2리 얼음골 앞.
터널 속에서 본 세상.....
아침 햇살이 좋구나. 나도, 너도.....
<어서 오이소.> 마을 입구에 선 입간판이 여행자를 반긴다.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는 마을, 佳松里 가는 길이다.
가송리. 그 이름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강 건너 절벽은 먹황새 서식지로 알려진 곳.
가송리 마을회관에서 마을 부녀회원들이
색한지로 복주머니 장식을 만들고 계시네요.
농촌 전통테마마을로 도시에서 찾아오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기도 하고,
각자가 만들어 갖고가기도 한답니다.
방문 기념으로 복주머니를 선물 받았답니다.
답례로 사진 한 장 남겼습니다.
꼭 보내드리지요.
17살에 시집온 장순자 아주머니.
“그땐 다 그랬니더.”
뭐가 그리도 급하셨대요. 했더니 부끄러우신 모양입니다.
물 좋기로 소문만 가송리, 예전에는 한지를 만들어
80리길 예안 장까지 내다 팔았다고 합니다.
가송리에서 70년을 살아오신 동네 어르신을 만났습니다.
거름을 경운기에 싣고 밭으로 내가는 중이십니다.
인사만 건네도 반겨주시는 분들입니다.
고산정 맞은편이 독산으로 마을과 마을 사이에 줄 배로 건너다니던 얘기,
겨울에는 섶다리를 놓고,
월출봉 중턱에 공민왕당의 전설도 들려주셨습니다.
배추밭 뒤로 하늘빛이 기가 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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