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보여행

산길, 강길 따라 걷는 사색의 길 <가송리-예던(옛) 길>

by 눌산 2008. 4. 24.
728x90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청량산 자락이 가송리에서 뚝 떨어진다.
강은 굽어 휘적휘적 느린 걸음으로 마을을 한바퀴 돌아나간다.
강변 너른 백사장, 그 안에 사람의 마을이 있고,
강너머로는 깎아 지르는 절벽이 위풍당당하게 버티고 섰다.

퇴계 이황이 도산서원에서 청량산을 오가던 예던 길(옛길)은
낙동강 언저리를 돌고돌아나간다.
숨 막히는 고갯길이 있는가 하면
그저 턱하니 앉아 강물에 마음 던지고 世事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
강 경치 좋은 너럭바위가 나타나기도 한다.
푸석푸석 낙엽 썩은 길,
말랑말랑한 여린 흙길,
아름다운 여인인들, 뒤따르게 하고픈, 그런 길이다.

 

 

 


예던 길의 출발은 가송리 마을 한가운데서 뒷산으로 이어진다.

 

 

 

 

 


고갯길은 가파르다.

덕분에 좀 쉬어가자.

 

 

 

 

 


천마봉 능선이 가송리 마을에 이르러
말의 안장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고개를 하나 만든다.
그 고개가 안장목,
안장목에서 다시 말의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올미재 쪽으로 산을 타면
바로 아래 사진에서 보는 탁트인 전망을 만날 수 있다.

 

 

 

 

 


고개를 내려서면 농암종택. 맞은편 산 위는 장구목 마을이다.

 

 

 

 

 


농암종택






















농암선생의 17대손이 살고 있는 종택에서는 고가 체험이 가능하다.
종부와 함께 아침 밥상을 받고,
낙동강 천삼백리 중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가송리의 아침을 만날 수 있다.

 

 

 

 

 






























본격적인 예던 길을 걷는다.
숲으로 들어간 길은 이내 강을 만나고,
걷다가 지치면 쉴만한 너른 바위가 나타난다.

 

 

 

 

 









숲을 빠져나오면 은빛 억새가 반기는 제방길.
뒤로는 청량산이, 앞으로는 제법 어깨를 넓힌 낙동강이다.

 

 

 

 

 
















도로가 없는 강변 빈집은 더러 만났지만
이처럼 온 마을이 텅빈 폐촌을 만나기는 처음이다.
주인 떠난 모과나무에 가득가득 달린 모과가 널려 있다.

 

 

 

 

 


제방이 끝나는 곳에서 예던 길은 다시 산으로 든다.
낙동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는
누각 같은 집 한 채가 서 있다.


물 한모금 얻어마시러 들어갔더니 마침 늦은 점심을 드시고 계신다.

마루에 걸터 앉아 잠시 쉬어간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