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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국 음식점의 특징을 보면 맛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조미료가 중심이 되다보니 그 맛이 그 맛이라는 얘기지요. 특히 관광지 음식점은 팔도가 거의 비슷합니다. 그렇다보니 여행하면서 먹을거리에 대한 부담이 큽니다. 그저 주린 배 채우는 정도죠. 우연히 괜찮은 집이라도 발견하면 그 순간은 너무 행복합니다. 사실 먹는데 목숨거는 사람도 아닌데 말입니다.
겨울이라면, 해가 저만치 멀어질 때 쯤 문을 여는 집이 있습니다. 도고온천 취재차 갔다가 지역 사람들에게 물어 본 맛 집 중 하나인데, 외지인들 보다는 동네 사람들 위주로 드나드는 집이라기에 찾아보았습니다.
건물이 좀 독특하죠? 일단은 뒷골목이라 딱 제 취향입니다. 찾아갈 집은 '정다운 연탄구이'인데, 전면에 붙은 작은 간판 하나가 전부입니다. 나무가 벽을 뚫고 올라간 거 보이시죠? 실내에도 역시 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나무를 자르지 않고 그대로 지붕을 덮은 것이지요.
연탄구이집이다 보니 주메뉴는 고기입니다. 가브리살과 갈매기살, 목살, 돼지 껍데기가 이 집 메뉴입니다. 한약재를 먹인 한방돼지를 쓴다고 합니다.
연탄구이가 맛 있다는 건 다 아실겁니다. 연탄에 고기를 굽게 되면 속까지 익는답니다. 겉과 속이 똑 같이 잘 익기 때문에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좋다는 얘기죠. 또한 기름은 쏙 빠지고 육즙은 그대로 살아 있다고 합니다. 참나무 숯 역시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 쯤되면 침이 마구 넘어갑니다.^^ 소문대로 맛은 일품이었습니다. 야들야들한 고기 맛이 부드럽고 육즙이 살아 있어 퍽퍽하지 않습니다.
사진의 주인공은 이 집 주인 강희석 씨입니다. 강 씨 부부가 운영하는 집으로 도고 토박이라고 합니다. 어릴적 냇가에서 온천수가 나오는 샘이 있었던 기억이라든가, 도고온천의 오늘날이 있게 한 '학의 전설' 등 도고의 알려지지 않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갈매기살 1인분과 가브리살 1인분, 도합 2인분을 먹고 이 집의 명물이라는 된장찌개에 밥 한 공기까지 뚝딱 했습니다. 운전때문에 쏘주 한잔 못한게 영 아쉽더군요.^^
온천욕 후 연탄구이에 쏘주 한잔하면 딱입니다.
[tip] '정다운 연탄구이'는 도고온천 박정희 前 대통령 별장이 있는 '도고별장 스파피아' 옆 골목에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만 문을 연다는 겁니다. 문의 041-541-0799
<갈매기살 가브리살 목살 200g 8천원, 껍데기 5천원, 된장찌개+공기밥 천원.>
<갈매기살 가브리살 목살 200g 8천원, 껍데기 5천원, 된장찌개+공기밥 천원.>
[먹을거리 tip] 가볍게 한 끼 떼우기에는 기사식당만한 곳이 없죠. 예전에는 기사식당을 많이 찾았습니다. 요즘도 여행 중에 마땅치 않으면 무조건 기사식당을 찾으니까요. 국도 변 기사식당은 저렴한 가격에 집 밥 분위기가 나서 먹을 만 했죠. 스무 가지가 넘는 반찬에 맛도 좋은 곳이라면 전라남도 순천과 구례 사이 17번 국도 주변과 영암-해남 구간 기사식당입니다. 1인분 5천원에 그만한 상 받기 힘드니까요.
또 하나, 여행을 많이 다니는 분들은 아시죠. 군청 주변 식당요. 지방 소도시라면 무조건 군청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깔끔하면서 오래 된 느낌이 나는 집이 있다면 절대 후회안하죠. 새 간판을 단 집이라면 그 집은 필시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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