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낯선 땅 여관방에서 첫 서리 내린 아침을 맞는다.
작은 도시의 아침은 고요하다.
자판기 커피 한잔으로 몸을 어루만져 보지만 차가운 바람까지 녹이진 못한다.
여관문을 나서 골목길을 돌아나가면 곧바로 들로 나간다.
텃밭 배추에 하얀 서리가 곱게도 내려 앉았다.
지보의 아침
눈내린 듯, 하얀 서리가 내려 앉았다.
결국, 서리에 고개숙인 애기똥풀.
덕재 마을, 아침을 녹여주는,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 오른다.
덕재를 넘어서면 만촌마을이다.
좁은 골짜기를 빠져나간다.
구태 마을에서 만난 노인.
"집에가서 밥이나 한술 뜨고 가소."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반갑다.
첫서리는 농부의 마음을 바쁘게 한다.
낙동강의 한 지류인 내성천.
산을 넘고 사람의 마을을 지나 만났다.
장안산 위로 낮달이 걸렸다.
내 걸음보다 느리다.
걷는 속도보다 느린,
가장 느리게 사는 사람들이네.
제방이 끝나는 곳에 용포 마을이 있다.
용포마을은 회룡포와 마주한 강의 끝, 산 아래 마을이다.
용포마을에서 장안산으로 오르는 길에 만난 명감.
장안산 회룡대에서 바라 본 회룡포.
사진작가들이 많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하회보다 낫네!
장안산에서 회룡포를 만나고,
등산로를 따라 20분쯤 능선을 타면 회룡포 마을로 내려간다.
회룡포 강변, 한발자국도 걷기 싫어하는 사람들,
결국 차가 빠졌네. 쌤통이다!!
여행은, 잠시라도 걷는 여유를 즐길때
그 느낌은 배가 된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군!
내성천을 가로지르는 뽕뽕다리.
이 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간다.
회룡포에서 만난 어르신.
"단감이나 하나 따 묵고 가소."
알고 봤더니 할머니 댁 감나무가 아니고,
큰 집 감나무라네요.
"한 두개 따 묵는다고 표시 안나....." 하시며 웃는 모습이
감서리하는 소녀 같습니다.
감 따는 상주 총각들.
곶감용 감을 따러 여기까지 왔다고 합니다.
이녀석, 딱 한번 마주치더니,
두번 쳐다보질 않더군요.
* 회룡포와 장안산을 연결하는 케이블카 공사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외계에서 온 공무원이 아니라면 그런 발상을 할 수 있다는게 어처구니가 없다.
회룡포를 찾는 이유가 뭔데!!
승천했던 용이 다시 내려와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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