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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고사리 꺾으러 산으로!

by 눌산 2009.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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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무척 더웠습니다. 한낮은 이미 여름이었죠. 산으로 들로 좀 쏘 다녔더니  고운 얼굴은 벌써 벌겋게 타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아직은 봄인데 말입니다.

봄꽃 지고 난 자리에 고사리가 숭숭 올라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 꽃 저 꽃 만나러 다니느라 바빴는데, 이젠 고사리를 시작으로 산나물 만나러 산으로 갑니다. 현호색 진 자리에 피나물이 올라오고, 금낭화가 지천으로 널렸는데도, 꽃은 뒷전이고 고사리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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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의 봄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고사리를 시작으로 다래순, 취나물이 우후죽순 올라 올테니까요. 좀 더 있으면 곰취랑 참나물도 만날 수 있겠군요.

펜션 맞은편 산으로 오릅니다. 동편 볕이 잘드는 묵밭은 고사리가 점령했습니다. 얼마전 사전 답사 해 놓은 곳인데, 이미 여러 사람이 다녀간 흔적이 뚜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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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와 다래순.

이미 마을 어르신들 몇분이 다녀간 흔적이 보이지만, 제 몪은 남아 있습니다.
취나물보다 먼저 올라오는 다래순은 데쳐서 말려 묵나물로 먹으면 맛이 일품입니다. 아니면 데쳐서 그냥 무쳐 먹어도 되고요. 제 철에 나는 이런 산나물은 산중에서는 소중한 먹을거리가 됩니다.

[산나물 채취 팁] 산나물도 뜯고 산행도 하는 재미로 봄철이면 산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동네 아주머니 말씀이 도시 사람들은 크기에 상관없이 아주 싹쓰리해버립니다. 오늘 하루만 살고 죽을 생각이 아니라면 그래선 안되겠지요. 뿌리를 상하게 해서도 안되고, 어련히 알아서 자라주기 때문에 다음 사람을 위해 남겨두는 배려도 필요합니다.
특히 두릅 같은 경우는 이제 막 올라오는 '총알두릅'까지도 남겨두지 않습니다. 하루 이틀만 놔두면 멋지게 자라줄텐데 말입니다. '총알두릅'은 말 그대로 총알만한 것을 말합니다. 더구나 두릅나무는 꺾이면 죽습니다. 손에 닿지 않는다고 꺾어서는 절대 안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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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와 다래순은 데쳐서 말렸습니다. 이렇게 데쳐 놓으니 뿌듯합니다.

오늘 내일 비가 내리고 나면 자라는 속도가 더 빨라지겠지요. 1년 먹을 것 정도는 내 손으로 준비한다는 생각입니다. 산중에 살면서 저런 고사리나 산나물까지 사 먹는다면, 산중에 살 자격이 없겠지요.


산나물에서 인내와 배려를 배웁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고 마구잡이 식으로 뜯어버린다면 안되겠지요. 다음 사람을 위한, 결국은 나를 위한 배려가 아닐까 합니다. 어련히 알아서 올라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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