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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가 산수유꽃이 벚꽃이 흐드러지던 섬진강은 지금 초록빛입니다.
<구례 사성암 아래, 간전 들녘, 구례구역 앞 섬진강, 순천가는 17번국도 주변에서 초록을 담았습니다.>
꽃비 날리던 구례 사성암 아래 벚꽃길입니다. 지금은 초록이 무성한 나뭇그늘이 드리워졌고요.
멈춰 선 듯 하지만 섬진강은 아래로 아래로 흐릅니다. 바다를 만나기 위해.
지리산 아래로 흐르는 섬진강을 낀 구례는 참 풍요로운 땅입니다. 저 멀리 턱하니 버티고 선 지리산에 얼마나 든든할까요.
보리밭에 바람.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리산.
벚꽃이 떠난 그 자리에 자운영이 피었습니다. 논갈이가 시작된 이쯤은 자운영도 끝물입니다. 흙에서 태어나 흙에게 아낌없이 제 몸다 주는 자운영은, 농부에게는 효자입니다.
비 좀 내렸다고 물소리가 제법 우렁찹니다. 묵은때는 말끔히 씻겨 내려가고 맑은 영혼의 소리만 울립니다.
산과 산 사이를 제 멋대로 흐르는듯 하지만 강에도 길이 있습니다. 물길.
화엄사 입구 단풍나무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시원한 나뭇그늘을 만들어 주겠지요. 어련히 알아서 해주는 자연의 고마움을 알까요.
요즘 세상이 좀 어수선합니다. 아는지 모르는지 그 틈에도 자연의 순리는 어김없이 돌아갑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말입니다. 이 자연의 순리가 어긋나는 순간, 세상은 멈추겠지요.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린 다는 인간의 오만은 결국, 때되면 떨어질 꽃잎에 불과한 것을, 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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