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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연둣빛이 초록으로 변해가는 적상산

by 눌산 2009.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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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둣빛이 적상산 주릉까지 올라섰습니다. 향로봉 부근 산벚꽃이 꽃을 피웠고, 붉은치마(赤裳) 절벽 위로는 도화(桃花)도 피었습니다. 완연한 봄기운으로 산색은 초록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언제나 봄날>은 이미 초록입니다. 500미터의 표고차가 나는 적상산 산정과는 딱 일주일의 시간차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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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만큼만 품고 삽니다. 적상산 향로봉에서 안렴대까지의 1,6km 산길과 그 만큼의 하늘을.

비 개인 후 하늘빛이 바다색을 닮았습니다. 딱 적상산 주변만 그렇습니다. 늘 느끼는 점이지만, 아마도 근동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봄햇살을 만난 이불이 뽀송뽀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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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의 길, 적상산 주릉입니다. 봄이면 야생화가 가득한 천상의 화원이 되고, 여름이면 걷기 좋은 숲길이 펼쳐집니다. 가을이면 붉은 치마를 두루고, 눈꽃이 만발한 겨울에는 순백의 길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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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꼼히 열린 하늘이, 거대한 스크린이 되어 눌산을 몸부림치게 합니다. 산으로, 들로, 강으로 나가 보라고. 민박집 주인 눌산은 데크에 앉아 스크린 속 세상에 만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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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댁 고추밭입니다. 어마어마합니다. 제 눈에는요. 2천 포기랍니다. 무주 장날 고추 모종을 사왔는데, 좋지 않은 종자를 사왔다고 혼났습니다. 동네 아주머니들 모두 한테요. 그래서 이장님이 심고 남은 고추를 얻어다 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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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20포기, 상추와 치커리, 적상추, 가지, 토마토, 깻잎, 호박도 심고요. 저 혼자 다 먹을 생각없습니다. 나눠 먹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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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집 어르신 댁입니다. 빨랫줄에 널린 건 가죽나물입니다. 무쳐도 먹고, 부침개도 해 먹습니다. 그냥 생나물도 맛있고요. 특유의 가죽향때문에 가죽나물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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