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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둣빛이 적상산 주릉까지 올라섰습니다. 향로봉 부근 산벚꽃이 꽃을 피웠고, 붉은치마(赤裳) 절벽 위로는 도화(桃花)도 피었습니다. 완연한 봄기운으로 산색은 초록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언제나 봄날>은 이미 초록입니다. 500미터의 표고차가 나는 적상산 산정과는 딱 일주일의 시간차가 납니다.
눈에 보이는 만큼만 품고 삽니다. 적상산 향로봉에서 안렴대까지의 1,6km 산길과 그 만큼의 하늘을.
비 개인 후 하늘빛이 바다색을 닮았습니다. 딱 적상산 주변만 그렇습니다. 늘 느끼는 점이지만, 아마도 근동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봄햇살을 만난 이불이 뽀송뽀송합니다.
산 위의 길, 적상산 주릉입니다. 봄이면 야생화가 가득한 천상의 화원이 되고, 여름이면 걷기 좋은 숲길이 펼쳐집니다. 가을이면 붉은 치마를 두루고, 눈꽃이 만발한 겨울에는 순백의 길이 열립니다.
빼꼼히 열린 하늘이, 거대한 스크린이 되어 눌산을 몸부림치게 합니다. 산으로, 들로, 강으로 나가 보라고. 민박집 주인 눌산은 데크에 앉아 스크린 속 세상에 만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장님 댁 고추밭입니다. 어마어마합니다. 제 눈에는요. 2천 포기랍니다. 무주 장날 고추 모종을 사왔는데, 좋지 않은 종자를 사왔다고 혼났습니다. 동네 아주머니들 모두 한테요. 그래서 이장님이 심고 남은 고추를 얻어다 심었습니다.
고추 20포기, 상추와 치커리, 적상추, 가지, 토마토, 깻잎, 호박도 심고요. 저 혼자 다 먹을 생각없습니다. 나눠 먹을 겁니다.^^
뒷집 어르신 댁입니다. 빨랫줄에 널린 건 가죽나물입니다. 무쳐도 먹고, 부침개도 해 먹습니다. 그냥 생나물도 맛있고요. 특유의 가죽향때문에 가죽나물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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