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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등뻐국이'라는 새가 있습니다. 공부는 하지 않고 게으름만 피우다가 세상을 떠난 스님들이 환생하여 홀딱벗고새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옵니다.
얘기는 이렇습니다.
수행하는 스님도 사람인지라 나른한 봄기운을 피해갈 수 없었겠지요. 잠이 쏟아질때 이 검은등뻐국이가 나타나 귀가 따갑도록 울어댑니다. '오~ 오~ 오~ 오~'하고요. 그런데 이 새소리가 스님을 조롱하는 소리로 들린다는 얘깁니다. 아마도 수행이 부족한 스님들에게만 그렇게 들리겠지만요. 이렇게요. "빡빡깎고', '밥만묵도', '잠만자고, '똥만싸고', 때론 '홀딱벗고'라고 들리기도 하겠지요.
바로 이 녀석입니다. 이 순간에도 저 녀석 울음소리는 들리지만 실제로 본적은 없습니다.
밤이고 낮이고, 하루 종일 울어댑니다. 목소리가 얼마나 우렁찬지 온 골짜기에 울려퍼집니다. 스님들을 괴롭히는 것을 보면 분명 수행이 부족한 스님이 환생했다는 말이 맞는 것 같죠?^^
[홀딱벗고새의 전설 / 원성스님]
홀딱 벗고
마음을 가다듬어라.
홀딱 벗고
아상도 던져 버리고.
홀딱 벗고
망상도 지워 버리고
홀딱 벗고
욕심도, 성냄도, 어리석음도...
홀딱 벗고
정신차려라.
홀딱 벗고
열심히 공부하거라.
홀딱 벗고
반드시 성불해야 해
홀딱 벗고
나처럼 되지 말고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아득한 옛적부터 들려오는 소리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않고 들려오는 소리
강당으로 향하는 길목에 어김없이 들리는 소리
온종일 가슴 한켠 메아리치는 홀딱벗고새 소리
공부는 하지않고 게으름만 피우다가
세상을 떠난 스님들이 환생하였다는 전설의 새
공부하는 스님들에게 더 열심히 공부해서
이번 생에는 반드시 해탈하라고
목이 터져라 노래한다.
홀딱 벗고
홀딱 벗고
모든 상념을 홀딱 벗고...
제 귀에는 어떻게 들릴까요? '풀좀뽑아', '밭에가봐'라고 들립니다.^^
아닌게 아니라 지난 연휴동안 뒷마당 풀은 대충 뽑았는데, 앞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합니다. 아직까진 볼만하지만 얼마 안있으면 풀밭이 될 것 같습니다. 뽑아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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