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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마당에 태어난 새생명들
작은 텃밭을 꾸몄습니다. 상추, 토마토, 고추, 호박, 가지, 옥수수, 돼지감자를 심었더니 어느새 새싹이 올라오고 고추는 꽃을 피웠습니다. 별 경험이 없어 과연 새싹이 올라올까 걱정했는데, 알아서 잘들 자라는군요.
산골에서 태어났지만 농사는 전혀 모릅니다. 나무를 하고 갈비를 긁으러 다니던 친구들을 따라다닌 기억 밖에요. 산판업을 하셨던 아버지 덕분에 나무 한번 안해보고 자랐습니다. 그러다 20대가 되면서 배운 것 같습니다. 여행하면서요, 일해주고 용돈도 받아가면서 긴 여행을 했으니까요. 무전여행이라고들 하죠.
농사 짓는 법도, 나무하는 법도.... 장작은 전문가 못지 않게 잘 팹니다. 한 방에 쫘~악 갈라지죠. 그런걸 보면 천상 산골에 살아야 될 팔자인 모양입니다. 산에서 하는 일들은 다 잘하니까요. 자랑이 아니고요, 특히 산나물은 한번만 보면 금방 압니다. 오죽하면 한때 별명이 '더덕 최'였을까요, 유독 더덕을 잘 캤거든요. 이러다 산삼이라도 발견하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그러면 어떻하죠? 팔까요? 아님 그자리에서 먹어버려요? 아무튼, 고민 좀 해봐야겠습니다.^^
며칠 전 산청 함박꽃밭에 갔을때 사다 심은 것인데 잘 자라 줄지 모르겠습니다. 작약꽃이죠. 힘들어 보여도 꽃을 피운 것을 보면 잘 자라겠죠? 내 손으로 처음 심어 봄 꽃인데...
아시겠지만 전 꽃을 심지 않습니다. 산에 들에 널린게 꽃인데 굳이 집 안에까지 심을 필요가 있나 해서죠.^^
마당에 놓인 평상 위로 삐죽 튀어나온 저 녀석. 뽑을까 말까 며칠째 고민하고 있습니다. 보긴 좋잖아요...^^
뒤란에 풀을 다 뽑았는데 민들레만 놔뒀습니다. 뒷마당을 죄다 민들레 밭으로 만들려고요.^^ 가능할까요? 아님 말고요, 이른봄 민들레 새순을 먹을 수도 있으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앞마당 풀도 다 뽑았는데 역시 요즘 꽃이 피는 녀석들만 놔뒀습니다. 씀바귀도 보기 좋거든요. 곧 운명을 다하겠지만....
자~ 이제 텃밭으로 따라 오시죠.^^
호박입니다.
상추도 잘 자라고 있고.
토마토도.
가지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물이 좀 부족해 가끔 물을 따로 주고는 있지만 비가 좀 더 왔으면 좋겠지요.
가장 중요한 고추는 꽃도 피웠군요. 여름내내 먹을 풋고추를 많이 많이 생산해 낼 겁니다.
이건 옥수수 새순이고요.
이 녀석은 돼지감자입니다. 인심 좋은 포항 친구가 줘서 심었는데 제일 먼저 새순이 올라오더군요.
얼마 전 정선 갔을때 귀순해서 오지마을에 정착한 리영광 씨 댁에서 맛 본 돼지감자 생각이납니다. 그냥 날 걸로 먹어도 맛있더군요. 리영광 씨는 여행 중에 이 돼지감자를 갖고다니면서 드신다고 합니다. 요기도 되고, 맛도 좋이니 괜찮을 것 같죠?
경험부족으로 작은 텃밭 하나 가꾸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어련히 알아서 잘 자라주겠지만 어리석은 인간의 부질없는 걱정은 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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