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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교통참사와 환경파괴의 주범이 되어버린 지리산 횡단도로
1988년 IBRD(국제개발부흥은행) 차관으로 개설된 지리산 횡단도로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대형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와 환경파괴는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고, 한때 폐쇄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은 환경을 개선하는 선에서 일단락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환경 개선이라는 것이 위험, 금지 표지판 몇개 설치되는 정도가 아니었나 봅니다. 현재의 지리산 횡단도로는 온갖 규제 표지판의 집합소가 되어버렸습니다.
지리산 횡단도로는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 육모정과 산내면 뱀사골 입구에서 전라남도 구례 천은사 사이를 횡단하는 도로입니다.
'아름다운 길'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는 천은사 입구에서 출발했습니다. 아름다운 만큼 위험도 따르는 도로가 아닌가 합니다. 그만큼 사고도 많았고, 이런저런 논란에 휩싸인 적도 한 두번이 아니기에 그렇습니다.
천은사 매표소 입구를 지나자 마자 경고 표지판의 천국입니다. 고라니 같은 동물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좋다는 뜻이 아니라 위험하다는 얘깁니다. 동물을 피하다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주말이면 몸살을 앓을 만큼 많은 차량이 이용하다 보니 초등학생 수준의 경고문도 걸려 있습니다.
급경사 내리막길 마다 이런 폐타이어가 쌓여 있습니다.
로드킬 모니터링 구간..., 무슨뜻일까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차에 치여 죽은 동물들의 통계를 내는 구간이란 얘기네요. 그만큼 로드킬 당하는 동물이 많다는 얘기가 됩니다.
무시무시한 얘깁니다.
내리막길에서 저단기어 사용은 상식입니다. 하지만 저 표지판 처럼 1단기어를 사용하는 운전자는 몇이나 될까요?
처참하게 일그러진 사고차량으로 경각심을 주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반달곰 관련 기사를 볼때마다 과연 옳은 일인가 생각해봅니다. 멀쩡한 곰 방사해서 죽이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오지마을의 대명사였죠, 하늘 아래 첫 동네 심원마을입니다. 현재는 식당촌이 되었습니다.
심원마을 역시 한때 이주 논란 이 있었습니다. 오염원을 없애겠다는 목적으로요. 그후 결론이 어떻게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리산 횡단도로에는 세 개의 휴게소가 있습니다. 시암재, 성삼재, 정령치 휴게소죠. 민족의 영산이라는 지리산 꼭대기에 거대한 주차장을 만들어 놓은 꼴입니다. 제 눈에는 주차장 이상의 의미가 없어보입니다. 성삼재나 정령치 주차요금은 들어가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덕유산 삼공리 주차장 이용요금은 4천원에서 5천원으로 인상되었더군요. 1천원이면 25% 인상입니다. 소비자 물가 인상폭을 감안할때 대단한 금액이죠. 결국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주차사업자인 셈이죠. 앞으론 이렇게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국립주차장 관리공단이라고.
2007년 5월 천은사 인근에서 관광버스가 추락해 중학생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후에도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지리산 횡단도로에서 일어났습니다. 이 순간에도 '로드킬 모니터링 구간'이라는 표지판에서 보듯 수많은 동물들이 로드킬을 당하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인간의 무모한 욕심때문에. 애초에 만들어서는 안될 도로였던 것이죠. 이제와서 폐쇄 운운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진리를 다시한번 되새겨 봤으면 합니다. 더 이상의 참사를 막고, 멀쩡한 곰 방사해서 죽이기 보다는 잘 살고 있는 동물 보호하는게 순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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