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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여행

섬진강, 지리산을 품은 구례의 여름풍경

by 눌산 2009.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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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지리산, 장맛비, 산안개, 초록


장맛비가 그쳤다. 잠시 소강상태란다. 지독히도 끈질긴 놈이다. 그만 좀 오지. 그렇다고 손 놓고 앉아 있을 농부들이 아니다. 자전거를 타고 나온 농부는 들녘 한가운데서 푸념 섞인 한마디와 함께 긴 한 숨을 내쉰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거제, 사람이 짓간디."

먹구름이 걷히고, 하늘은 파랗다. 역시 잠시겠지만. 그 사이 지리산 자락으로는 산안개가 너풀거리고, 그 아래 섬진강에는 붉은 황톳물이 흐른다.

<섬진강과 지리산, 그 아랫동네 구례의 여름풍경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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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과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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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문척면 일대는 가로수가 죄다 벚나무다. 벚꽃이 만발하는 봄이면 섬진강에는 꽃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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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 사이로 본 구례구역 방향, 누런 황톳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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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 가로수길의 여름은 벚꽃 대신 초록이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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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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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너머로 구례 읍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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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 잠시 파란 하늘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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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둣빛이 초록으로, 다시 누렇게 물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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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는 자전거가 자가용이다. 유유히 논길을 달려 갓길에 주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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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비가 그친 틈을 타 논 물을 보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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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바라보는 농부의 눈에는 자식을 바라보는 애정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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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하늘이 짓제, 사람이 짓간디." 푸념 섞인 한마디지만, 원망은 하지 않는다. 그게 농부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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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에는 한옥이 많다. 넓은 평야지대라 그런지 보이는 것 모두가 여유롭다. 기와집 너머로 지리산 산안개가 너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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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구례는 축복의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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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따라 걸으면서 가졌던 궁금한 게 하나 있다. '국가하천'이라는 말의 의미가 뭘까. 국가에서 마음대로 해도 되는 하천? 아니다. 국가가 관리하는 하천이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국가는 지들 마음대로 떡 주무르듯 한다. 관리만 잘하면 되는 일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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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읍과 문척을 연결하는 문척교에서 바라 본 섬진강이다. 그 뒤로 지리산 자락이 부챗살 처럼 펼쳐져 있고. 왠지 풍요로와 보이는 것은 땅이 넓어서만이 아니다. 그 뒤를 감싸고 있는 지리산과의 조화로움에 있지 않을까. 그래서 여유가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강에도 길이 있다. 물이 흐르는 길 말이다. 그렇다고 강에다 도로포장 하듯이 반듯하고, 넓은 길을 낼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게 강에 길을 만들려는 사람들이 있어 기가막힐 노릇이다. 강의 주인은 강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강마을 사람들이다. 더 나아가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이들의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다음, 그 다음세대에게 고스란히 물려줘야 할 유산이다. 잠시 빌려쓰고 있을 뿐인 것이다. 국가는 관리인일 뿐이다. 국가는 관리나 잘하면 될 일이다.


4월에 만난 같은 장소 -->> http://nulsan.net/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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