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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동천(花開洞天)에 꽃비 내리던 날
꽃 피는 골짜기 화개(花開)가는 길입니다. 왠만하면 이번 봄에는 패스할려고 했지만 천하의 화개벚꽃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지난밤 비까지 내렸다고 합니다. 꽃비 말입니다.
여유롭게 19번 국도를 달려 화개로 향합니다. 화개는 엄마 손잡고 아주 어렸을부터 다니던 곳이라 모든게 익숙합니다. 흐르는 물도, 산도, 강도, 벚꽃도. 아마도 눌산만 빼고는 모두가 그대로입니다.
쌍계사의 전신인 옥천사(玉泉寺)의 창건 설화에서 유래한 '화개(花開)'란 지명은 겨울에도 칡꽃이 만발해 생겨난 지명입니다. 거기에 하늘과 잇닿은 신선이 사는 곳이라는 '동천(洞天)'이 더했으니 지리산의 전설적인 유토피아, 즉 난리를 피하고, 굶어 죽지 않으며, 무병장수 할 수 있다는 이상향의 의미로 '화개동천'은 '사철 꽃이 피는 이상향'이란 뜻이 되겠지요.
눈에 보이는 세상 모두가 꽃천지입니다. 바람에 벚꽃이 흩날립니다. 지난 밤 내린 꽃비에 촉촉한 대지는 꽃방석을 깔고 앉았습니다.
화개 십리벚꽃길은 화개장터에서 시작합니다. 쌍계사까지 십리란 얘깁니다. 천천히 걸어서 두 시간이면 됩니다. 걸어가야 좋으니까요. 아, 걸을 만 합니다. 눈에 보이는 꽃천지가 펼쳐집니다.
나란히 나란히. 사이좋은 동무들 같습니다.
미끄럽습니다. 꽃방석 깔린 화개동천은 걷기 힘들만큼 미끄럽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꽃단장하고 꽃길 걸으니 말입니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입구까지 벚나무가 밀집한 곳에는 이렇게 나무 산책로가 놓여 있습니다. 위로 아래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사진 찍으면 참 좋습니다. 보이는 곳 죄다 포인트랍니다.
벚꽃 만개한 날 여유롭습니다. 월요일 아침이라 그렇습니다. 아마도 곧 사람들이 떼거지로 몰려 올겁니다. 얼른 찍고 도망갈랍니다.
눈부신 벚꽃과 무슨 색의 차가 가장 어울릴까... 파랑 노랑 흰색 검정색 자동차가 지나갑니다. 맞습니다. 바로 빨강입니다. 근데 좀 거무퇴퇴한 빨강입니다.
붉은색 계열이 역시 사진빨은 최곱니다. 컬러풀한 양산을 쓴 여인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그 여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눌산은 취했습니다. 화개동천 꽃비에 취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맞은편 길로 올라가서 화개천을 건너 되돌아 나옵니다. 화개장터에 들러 팥죽 한 그릇 먹고 올려고 했는데, 그새 몰려든 인파로 화개에 장터가 섰습니다. 섬진강 황어 낚시하는 것 구경 좀 하다 그냥 지나칩니다. 지리산 자락으로. 얼레지보러요.
남쪽에는 지난밤에도 꽃비가 내렸습니다. 화개벚꽃은 한이틀 더 보기 좋을 것 같습니다. 무주 벚꽃은 이번 주말이 절정입니다. 작년에 비해 딱 일주일 늦게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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