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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여행

부산역에서 만난 4대강 홍보관

by 눌산 2010.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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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차여행을 했습니다. 활기 넘치는 부산거리와 대변항에서 만난 싱싱한 해산물은 색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도시가 싫어 산골에 살지만 가끔은 번잡한 도심이 그립기도 합니다. 사람 냄새 가득한 도시의 뒷골목은 우리 땅의 속살과도 같으니까요.

부산여행을 마치고 열차를 기다리다 반갑지 않은 '행복4江' 홍보관을 발견했습니다. 눈에 가장 잘 띄는 장소라 할 수 있는 '타는곳' 입구였습니다. 보기 싫어도 보라는 듯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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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둘러 봤습니다. 한참을 봤지만 눌산 외에는 거의 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보시다시피 내용은 4대강 홍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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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바쁘게 사는 사람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라 치부하기도 할 겁니다.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야~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누구 한사람의 일이 아닙니다. 내 아들 딸들의 문제이고, 이 나라의 미래니까요.


태풍 매미와 루사를 기억하시는지요? 강원도 일대 하천이 아작난 사건 말입니다. 그때 강원도 산골에서 평생을 살아오신 어르신이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물은 제 골로 흐는다."


하천정비를 하면서 곡선의 강을 아우토반 같은 강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수초와 모래 다 긁어 내고 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태풍이 지나간 하천의 모습은 본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일자로 만든 강이 구불구불한 예전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던 것입니다. 물에도 길이 있다는 어르신의 말씀 처럼요.

어리석은 인간이 제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강은 길을 찾아 흐른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흐르는 강에 보를 막고 수초 모래 다 긁어 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도 이 땅의 핏줄이라 할 수 있는 주요 강 모두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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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주변에는 거대한 구조물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단순 비교 사진이지만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그림 몇장이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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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시나요? 초등학생에게도 통하지 않을 비교 사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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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와 생태하천의 모습은 더 기가찹니다. 있는 수초 다 뽑아내면서 저런 모습이 나올까 싶습니다. 고운 모래 다 긁어 내고 나서도 진정 생태하천이라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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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을 막아 보를 쌓고나면 물은 썪습니다. 기본상식을 억지로 합리화하는 것이지요. 무시해도 너무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나도 그 정도는 아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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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절망의 강을 타고 흐르고 있습니다.


정말 좋은 사업이랍니다. 알아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꼭 강제 주입식 홍보를 해야만 하는 걸까요?
칙칙한 사업전의 모습과 쌈빡한 사업후의 억지춘양식 비교사진까지 써 가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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