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보여행

금강 도보여행-1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

by 눌산 2010. 5. 5.
728x90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과 물뿌랭이마을

전라북도 장수군 신무산(895m) 자락 7부 능선에 자리한 뜬봉샘은 금강의 발원지입니다. 뜬봄샘에서 시작된 물길은 남으로는 섬진강이 되고, 북으로는 금강이 됩니다. 그런 이유로 뜬봉샘이 있는 마을 지명이 수분리(水分里)입니다. 옛 지명은 '물뿌랭이'로 '물의 뿌리'라는 뜻입니다.

금강 도보여행 첫 발을 뗏습니다. 뜬봉샘이 있는 수분리에서 시작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번 국도가 지나는 수분령휴게소가 들목입니다.
19번 국도는 요즘, 확포장공사가 한창입니다. 무주에서 남원까지, 다시 구례에서 하동까지. 얼마전 포스팅한 '하동포구 80리길'이 바로 이 19번 국도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그런데로 멋스러움과 한적함이 있어 좋았던 19번 국도도 이젠 머지 않아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향 가는 길이나 남도여행할때면 이 국도를 참 많이도 다녔습니다. 수분령휴게소 또한 단골이었고요. 도로가 확장되면 아마 사라질 것 같습니다. 휴게소 매매한다는 현수막을 붙여 놨더군요. 휴게소 옆으로는 시원한 나뭇그늘도 있습니다. 이 길을 자주 오가는 트럭기사들의 쉼터입니다. 그 옆으로는 '아가씨를 부탁해'란 드라마를 이 휴게소에서 촬영했다는 문구도 적혀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분령에는 '금강 발원지'라는 커다란 돌표지석이 세워져있습니다. 그 옆으로 소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수분송(水分松)이라 적혀 있습니다. 표지판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주유소 옆 기사식당 뒤에 숨겨져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휴게소 맞은편 마을이 수분리입니다. 수분리 입구에는 등록문화제 제189호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장수천주교회 수분공소가 있습니다. 1913년 지어진 수분리 공소는 한눈에 보기에도 오래된 건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식목구조에 서양의 바실리카식 평면을 결합하면서 합각부 쪽을 정면으로 하는 측면진입 방식을 적용하였다고 합니다.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여 건축한 이 건물은 지역사적, 건축사적, 종교사적 가치가 크다고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평범한 한식구조입니다. 다소 위압적인 규모의 성당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지금도 산골이지만, 100년 전 이런 산골마을에 성당이 들어 선 연유가 궁금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을 안으로 들어 섭니다. 지금도 사용한다는 우물이 마을 중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동네 아주머니 한분이 카메라를 보고 황급히 자리를 피하십니다. "물뿌랑구 찍으러 왔는갑네" 아, 마을 주민들은 물뿌랭이를 물뿌랑구라 합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뜬봉샘을 알리는 표지판이 잘 붙어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담벼락에 척 걸쳐 놓은 꽃잔듸와 항아리의 조화가 상당한 수준의 감각을 가진 분 솜씨로 보입니다. 이 집에 누가 살까요. 인기척이 없습니다. 소녀는 아닐테고, 아마도 고운 할머니가 사시겠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불조심. 보이나요? 아무튼 산불조심합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을을 벗어나면 산자락 비알밭이 이어집니다. 다닥다닥 산에 달라 붙은 부스럼 같습니다. 거름을 듬뿍 주고 비닐을 씌워 놓았습니다. 아마도 고추 아니면 감자를 심을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을 뒤로 올라서자 온통 공사판입니다. 금강 발원지 관련 건물을 짓고 있다고 합니다. 또 씨잘떼기 없는 짓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참 부자입니다. 수십 억 들여 이런 공사하는 거 우습게 생각하니까요. 평화로운 마을 한가운데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 이제 허리를 90도로 굽히고 산길을 오릅니다. 몇해 전 찾았을때는 이 목책길이 없었습니다. 설치한지 얼마 안되보입니다. 사람 다닌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서 뜬봉샘까지는 1.2km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무계단이 끝나면 숲길입니다. 800m란 표지판이 서 있습니다. 소나무 잣나무 활엽수가 우거진 숲길은 걸을 만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간 중간에 이런 쉽터도 있습니다. 삼각대 세우고 폼 한번 잡아 봤습니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육박하는 한여름 날씨다 보니 땀이 줄줄 흐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가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입니다. 아, 그런데 이게 왠일 입니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가는 날이 공사중입니다. 두 양반이 머리 맞대고 고민 중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슨 공사하세요?"
"물이 줄줄 새나간데요."
"그 물이 그 물 아닌가요? 물이 샌다고 산을 넘어가진 않을 텐데...허허"
"그랑께 말이요."

언제나 그랬듯, 샘물을 수통에 가득 담아, 가면서 홀짝홀짝 마실려고 했는데, 온통 흙탕물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수통도 안가져왔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금강 천리물길 여기서부터.

그렇습니다. 금강천리 도보여행 여기서 시작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 한 모금 못마시고 내려오자니 왠지 섭섭합니다. 두리번 거리다 족도리풀, 동의나물을 만났습니다. 올 봄 처음입니다. 뜬봉샘 주변은 야생화의 보고입니다. 이른봄에 가면 무지 많습니다.

두릅이죠. 저런 모양을 총알두릅이라고 합니다. 딱 총알 처럼 생겼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저 총알두릅까지도 따갑니다. 아직 일러서 맛도 없는 두릅을, 욕심때문이지요. 내가 안따면 남아 따간다는 생각때문에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시 마을로 내려섭니다. 허리띠 졸라매고, 담배 한대 피우고, 본격적인 금강천리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분리 끄트머리까지 따라 온 금강입니다. 이게 금강? 맞습니다. 뜬봉샘에서 시작한 금강입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강의 끝은 거대한 바다입니다.


어제 금강 도보여행 첫 걸음을 뗏습니다. 발원지가 있는 장수 뜬봉샘에서 장수 읍내까지 약 10km를 걸었습니다. 강 길이가 그러하니 실제 걸은 거리는 그 두배쯤 될 겁니다. 매일 걷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민박집 주인에 충실하면서 틈틈히 걸을 생각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