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무주 적상산 안국사 가는 길, 한나절 드라이브 코스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던 봄이 어느새 적상산을 접수해버렸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입니다. 눈을 떠보니 세상이 바뀌었더라. 그렇습니다. 눈부신 5월의 신록입니다.
적상산은 참으로 다양한 얼굴을 가진 산입니다. 야생화가 철철이 피어나고, 청정옥수가 흐릅니다. 동서남북 사방에 마을이 있어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합니다. 생명이 숨쉬는 산입니다.
적상산 안국사 가는 길입니다. 입구에는 국립공원 관리사무소가 있습니다. '시인마을'이란 근사한 이름이 걸린 곳. 누구나 시집을 빌려 볼 수 있습니다. 전국에 있는 국립공원 관리소 어디에서나 반납하면 되고요. 참 괜찮은 제도같습니다. 하지만 이용객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눌산이 살고 있는 서창마을은 적상산의 유일한 등산로 입구입니다. 그 반대편 북창마을을 통해서는 자동차로 오르는 길이 있습니다. 적상산의 명소들을 두루 만날 수 있는 길입니다.
가장 먼저 머루와인동굴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천일폭포가 있고, 산정호수와 전망대가 나옵니다. 길의 끝에는 천년고찰 안국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눌산이 추천하는 적상산 최고의 숲길은 안국사 뒤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가면 됩니다. 향로봉까지 이어지는 '하늘길'은 산책하기 그만입니다. 오르내림이 적어 걷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반하고 말 겁니다. 멋지죠? 적상산 말입니다. 이렇듯 적상산에는 보물들이 가득합니다. 걸어서, 차타고, 한나절 드라이브 삼아 다녀오면 좋습니다.
창문을 열고 달리다 보면 요란한 물소리가 들립니다. 와인동굴 지나면서 두어 군데 계곡을 지나갑니다. 귀을 귀울이지 않으면 놓치고 맙니다. 다래나무 어린순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국립공원 관리소에서 빌려 온 시집 한권 끼고 계곡가로 내려서면 두어 시간 금방 지나갑니다.
맞은편 V자 골짜기에 숨은 폭포가 천일폭포입니다. 운이 좋아야 대단한 물줄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폭포 아래에 서면 한여름에도 서늘합니다.
천일폭포입니다. 지난해 여름 모습입니다.
산꼭대기에 호수가 있습니다. 호수를 막은 뚝이 제법 위압적입니다.
산정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적상산사고가 있습니다. 역사적인 설명은 주말마다 사고에 상주하는 무주 문화관광해설사에게 들으세요.
차는 안국사 주차장에 세웠습니다. 딱 200미터만 걸어 올라가면 '하늘길'입니다. 향로봉까지 다녀오는데 1시간 30분이면 충분합니다. 짧아서 아쉬운 길입니다.
해발 900미터에 자리한 안국사 벚꽃은 아직 떠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이파리까지 달고 쌩뚱맞은 모습을 하고.
길의 끝에서 만난 또 다른 길, 적상산 '하늘길'
자, 이제부터 '하늘길' 오르는 길입니다. 신갈나무에도 새잎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순식간에 다가 온 봄이 적상산을 접수하기 직전입니다. 땅바닥을 뒤덮고 있는 저 녀석은 사초과의 풀입니다. 미장원에서 금방 나온 눌산 머리를 닮았습니다. 머리카락이 휘날리는게 싫어 언제나 18mm로 밀고 나옵니다.
"18mm로 밀어주세요."
"군대가세요? 호호"
처음가는 미장원에서 이따금 듣는 소립니다.
'하늘길'입니다. 더 이상 오를데가 없는. 눈 앞에는 눈부신 5월의 신록이 펼쳐집니다. 부챗살 처럼 좌우에 도열한 활엽수림에 눈은 호사를 누립니다. 과분한 호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포근포근한 흙길이 아른하게 이어집니다. 아쉽게도 길은, 걸을만 하면 끝이 납니다.
홀아비꽃대가 사초 틈에 꼭꼭 숨어 있습니다. 못찾을 줄 알았지? 그래도 그냥 지나쳤으면 서운했을거야.
어찌하여 봄은 이리도 짧은가요. 일년 열두 달 봄이었으면 좋으련만. 오죽하면 당호를 '언제나 봄날'이라고 했을까요. 산에서 가진 욕심이니 산에서 풀고 내려갑니다. 다시 만날 꽉찬 숲길을 상상하면서요.
[적상산 '하늘길' Tip] 적상산은 무주에 있습니다. 무주IC를 나와 안국사를 찾아갑니다. 네비에다 그렇게 찍으면 알아서 데려다 줍니다. 안국사 가는 길에 머루와인동굴, 천일폭포, 산정호수, 전망대, 적상산사고를 지납니다. 안국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등산로 이정표를 따라 향로봉으로 향하면 됩니다. 왕복 1시간 30분 내외, 안렴대까지 다녀오면 두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오르내림이 적은 완만한 능선길입니다. 등산 초보도,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도 무난하게 다녀올만 합니다.
728x90
'산중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처님! 축하드립니다. (0) | 2010.05.20 |
---|---|
고사리 꺾으며, 숲에서 한나절 (0) | 2010.05.16 |
세수하는 야옹이 몰카 (1) | 2010.05.15 |
적상산 꽃밭에서 만난 야생토끼 (1) | 2010.05.14 |
지붕 위의 야옹이 (1) | 2010.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