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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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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둣빛 단풍이 남하하는 속도는 시속 40km 정도이다. 그렇다면 봄의 속도는 얼마나 될까. 꽃의 개화시기로 계산하면 시속 1km 정도라고 한다. 생각보다 느리다. 하지만 봄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연둣빛이 7부 능선까지 점령했다.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적상산 함락이 코앞이다. 오늘 뒷산에 가보니 고사리가 한 두개 씩 보인다. 취나물도 애기 손바닥 만하게 돋아났다. 이팝나물은 이번 주말 쯤이면 뜯어도 될 정도로 예년에 비해 많이 빠르다. 산골에 살면, 딱 필요한 것만 보인다. 이 맛에 '여기' 산다.
봄의 속도는 시속 900m 제주도에 개나리가 피고 20일 정도 후 서울에서 개나리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서울까지는 위도로 4도 차이. 직선거리는 440km. 하루에 22km씩 북상한다고 볼때 20일 정도가 소요된다. 시간당으로 나누면 900m, 다시 말해 봄의 속도는 시속900m이다. 어린아이 걸음이다. 버드나무 이파리가 꽃처럼 피었다. 불과 이 삼일 차이다. 하루가 다르게 봄색은 짙어진다. 아차하면, 놓친다. 봄비에 뒤란 당산나무 이파리도 연둣빛이 확연해졌다. 손톱만한 저 녀석들도 며칠이면 무성해지리라. 적상산의 봄은 3분의 1쯤 차 올랐다. 초록빛이 완연해지면 마지막으로 감나무 잎이 나온다. 마당 한켠에 심어 놓았던 작약이 공사하면서 사라졌다 했더니 새순이 돋았다. 주먹만한 돌멩이가 움직이며 땅이 갈라지는 모습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