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정선여행17 정선 민둥산 아래 발구덕마을 간만에 강원도 속살을 더듬고 왔다. 깊은 오지를 찾을 만큼 시간의 여유가 없어 대충 겉만 핥고 왔다. 그나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나에게 오지는 비타민이다. 먼 길을 운전한 피로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 순간 만큼은 세상의 모든 흐름이 멈춘다. 억새로 유명한 민둥산 아래 발구덕 마을에 올랐다. 산 중턱에 있으니 올랐다는 표현이 맞다. 움푹 페인 구덩이가 8개라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마을 주민들은 팔구뎅이라고도 부른다. 참 독특한 지형인데, 여기서 지리 공부 좀 하자. 위에서 보면 깔대기 모양의 분지가 여기저기 보인다. 학자들은 발구덕마을에 이렇듯 구덩이가 많은 이유를 '아래에 석회암 동굴이 있어 지표면과 통한 굴을 통해 흙이 자꾸 빠져 나가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런 지형을 전형적인 .. 2013. 7. 22. '산상의 화원' 만항재의 주인은 바람이었다. 산안개가 강물처럼 흘러 간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다 하나가 되고, 다시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이 산 저 산 넘나들기를 몇번이고 반복하더니 이내 하늘이 열린다. 그 산 아래 숲에서는 바람을 만난 키작은 풀꽃들이 춤을 춘다. 잠시 후 바람도 멈췄다. 일순간, 세상의 모든 흐름도 멈췄다. 다시, 고요가 흐른다. 해발 1,330m 만항재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가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 만항재는 '산상의 화원'이란 이름으로도 불린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펼쳐지는 드넓은 야생화 군락 때문이다.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만항재 야생화는 한여름이 제철이다. 정암사를 그냥 지나쳤다. 만항재에서 좀 더 이른 아침을 만나기 위해서다. 여름 풀꽃은 아직 이르지만, 초록 속에 피어 있는 성급한 .. 2013. 7. 11. 게스트하우스 '정선애인', 그리고 덕산기 트레킹 간만에 정선여행을 했다. 무주에서 고속도로와 국도를 번갈아 타며 달린 길은 왕복 580km. 대한민국 정중앙에 위치한 무주지만, 정선은 먼 길이었다. 애초에 덕산기 트레킹은 계획에 없었다. 덕산기 상류 마을인 북동리 취재가 목적이었기에 시간이 남으면 한번 찾아보겠다 마음 먹었던 것이다. 코 앞에 두고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부랴부랴 취재를 마치고 무인지경 덕산기 계곡으로 스며든다. 그곳은 길도, 인적도 없는 고요와 적막만이 흐르는 신세계였다. 덕산기계곡은 정선군 화암면 북동리에서 정선읍 여탄리에 이르는 10여㎞의 골짜기다. 두어 해 전인가 '1박2일'이라는 방송에 소개되면서 '걷는 자'들이 심심치 않게 찾는다고 한다. 그 전에야 오지여행 매니아들이나 이따금 찾았던, 정선 땅 최고의 오지였다. 보통은 여탄리.. 2012. 10. 11. 정선에서 만난 가을 가을을 만나고 왔다. 정선 땅 깊은 골짜기. 성급한 마음에 달려 갔는데, 아직은 이르다. 2012. 10. 9. [산이좋아 산에사네] 정선의 선녀와 나뭇꾼 정선의 선녀와 나뭇꾼, 홍성국 서선화 부부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이다. 몸서리치는 외로움의 계절이다. 딱히 누군가가 그립다기 보다는, 아마도 막연함 같은 것이다. 화려한 단풍보다는 만추의 서걱이는 숲길에 더 눈이 가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게다. 그럴 땐 떠나야 한다. 마음 속 깊이 간직해 둔 그곳을 향해. 20여 년을 여행가로 살았고, 산골 생활에 이력이 붙은 필자도 부러워하는 부부가 있다. 정선 덕산기 오두막에 사는 홍성국(42) 서선화(41) 부부가 그들이다. 가을빛이 물든 10월에 그들을 만나고 왔다. 길 조차도 없는 오지 덕산기 가는 길 건축인테리어 전문 업체를 운영하던 홍성국 씨가 먼저 정선에 들어왔다. 이유는 산이 좋아서라고 했다. 혼자 살던 그는 여행 온 전문 산악인 출신의 서선화 씨를 만나 결.. 2010. 11. 26. [강원도 정선] 숙박 가능한 체험형 관광지 '정선 아라리촌' 강원도 산간지방 가옥들을 만날 수 있는 정선 아라리촌입니다. 귀틀집과 와가, 돌집, 너와집, 초가집, 저릅집 등 다양한 형태의 집을 재현해 놓은 공간입니다. 추운 겨울이 일년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간지방 가옥 구조는 비교적 따뜻한 남부지방 가옥에 비해 그 구조가 많이 다릅니다. 예를들어 툇마루가 실내로 들어와 있고, 부엌을 중심으로 ㅁ자형으로 배치된 방 구조가 특이합니다. 모두가 추위를 대비하는 구조라 볼 수 있습니다. 정선 아라리촌은 이러한 옛 가옥들을 눈으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숙박도 할 수 있게 꾸며 놓았습니다. 옛 문화 체험을 위한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tip] 아라리촌에서는 숙박도 가능합니다. 와가와 너와집, 돌집에서는 사계절 숙박이 가능하고, 굴피집, 저릅.. 2010. 11. 10. 정선의 오지 덕산기의 가을 가을은 아프다. 몸서리치도록 아프다. 또한 그리움의 계절이다. 딱히 뭐라 말 할 수 없는, 아무튼 그립다. 그래서 떠난다. 가을을 만나러, 가을을 보내러 떠난다. 산으로 들로 형형색색의 옷을 차려 입고 가을여행을 떠난다. 가을빛 좋은 날, 정선을 다녀왔다. 취재 목적이었지만, 그 보다, 이른 가을을 만나고 싶었다. 일을 핑계 삼아 세상유람 좀 하고 왔다. 걸어가는 길 조차도 없는 동네가 있다. 정선에서도 알아주는 오지라는 덕산기가 그곳이다. 집도 절도 없을 것 같은 이 골짜기에 사람들이 산다. 일명 '똬리파'라 부른다. 자칭 그렇다. 골짜기 깊숙히 똬리를 틀고 산다해서 그렇게들 부른다. 딱 어울리는 말이다. '산을 닮은 집'은 펜션이다. 길도 없는 이 골짜기에도 펜션이 있다. 멋진 부부가 산다. 저 빨간.. 2010. 11. 4. 정선 단풍나무골에서 만난 사람들 사람 좋아 여행을 시작했고 그 사람으로 인해 자연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눌산은 언제나 사람 중심 여행을 합니다. 울산바위를 보기 위해 설악산을 가는게 아니라 그 울산바위 아래 사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간다는 얘기지요. 골 깊은 고장 정선에는 눌산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삽니다. 아마도 다 만나고 올려면 일주일은 눌러 앉아 있어야 할 만큼요. 그래서 소리소문없이 몰래 다녀왔습니다.^^ 정선 오대천에서 20리 길을 들어가면 43년 전 귀순한 이 선생님 부부의 오두막이 있습니다. 선생님 부부는 있는 그대로 비춰지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단지 이 땅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빌딩 숲에서 아웅다웅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불쌍하다는 생각을.. 2010. 1. 15. 이별의 골짜기... 별어곡역 억새전시관으로 거듭난 정선 별어곡역 간이역의 추억 하나 쯤 갖고 삽니다. 이별과 만남, 뜨거운 눈물을 훔치던 기억들 때문이겠지요. 지금은 잊혀진 간이역이 되었지만 눌산이 나고 자란 전라선 압록역은 오가는 사람들로 언제나 붐볐습니다. 국민학교를 졸업한 친구가 가난때문에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서울행 기차를 탄 곳이기도 합니다. 양손에 가득 선물보따리를 든 누이가 내리던 곳이기도 합니다. 늘 기다림의 장소였던 압록역은 이제 먼 기억 속에 남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결국, 그 기차를 타고 눌산도 고향을 떠났으니까요. 억새전시관으로 새롭게 단장한 별어곡역입니다. 정선선의 첫번째 역으로 지난 1967년 1월12일 영업을 시작, 1984년 배치간이역(역무원이 있는 간이역)으로 격하되었고, 2005년에는 역무원이 없.. 2009. 11. 28. 이전 1 2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