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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오지

정선의 오지 덕산기의 가을

by 눌산 2010.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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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아프다. 몸서리치도록 아프다. 또한 그리움의 계절이다. 딱히 뭐라 말 할 수 없는, 아무튼 그립다. 그래서 떠난다. 가을을 만나러, 가을을 보내러 떠난다. 산으로 들로 형형색색의 옷을 차려 입고 가을여행을 떠난다.

가을빛 좋은 날, 정선을 다녀왔다. 취재 목적이었지만, 그 보다,  이른 가을을 만나고 싶었다. 일을 핑계 삼아 세상유람 좀 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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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길 조차도 없는 동네가 있다. 정선에서도 알아주는 오지라는 덕산기가 그곳이다. 집도 절도 없을 것 같은 이 골짜기에 사람들이 산다. 일명 '똬리파'라 부른다. 자칭 그렇다. 골짜기 깊숙히 똬리를 틀고 산다해서 그렇게들 부른다. 딱 어울리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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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닮은 집'은 펜션이다. 길도 없는 이 골짜기에도 펜션이 있다. 멋진 부부가 산다. 저 빨간 코란도는 볼 때 마다 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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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그림찾기. 저 안에 눌산을 찾아보세요.^^

정선 사람들은 저 절벽을 뼝대라 부른다. 삥대라고도 한다. 붉은색을 띈 거대한 석회암 절벽은 언제나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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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물빛이 장난이 아니다. 땅 바닥으로 물이 스며드는 건천이라 평소에는 물웅덩이만 있는 덕산기의 물빛은 미치도록 황홀하다. 그림이든, 사진이든 그대로만 담을 수 있다면 그는 최고의 작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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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골짜기 자갈길을 1시간 정도 걸어가야 한다. 발바닥은 아프지만, 종일 걸어도 좋겠다 싶은 길이다. 아니 그냥 눌러 앉아 살아도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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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트럭이 한 대 달려 온다. 아니, 달리는게 아니라 걷는 속도보다 더 느리게 굴러 온다. 읍내 나간 선화공주였다. 절대 공주로는 안보이지만 이름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
"형~ 타!"
야~ 타!도 아니고...
"걸어 갈거야!"
"아직 멀었어요. 반도 못 왔어요."
"그래?"
그래서 차를 탔다. 덜컹거리는 울림에 오작육보가 요동을 친다. 아, 맞다. 배가 고파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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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여행의 목적지 홍반장 선화공주 부부의 집이다. 센스가 돋보이는 소품이다. 그냥 의자인데도, 그냥 의자로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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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오두막에 산다. 그냥 확 뺏어 버리고 싶을 만큼 욕심나는 오두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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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산은 언제나 이 자리에서 같은 구도의 사진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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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반장 선화공주의 오두막은 '정선애인(http://blog.naver.com/jshbanjang)'이라는 게스트하우스다. 소박한 방안에는 앉은뱅이 책상이 하나 놓여 있고, 커다란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 볼 수 있다. 그냥 멍하니 앉아 있기 좋은 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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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공주는 요즘 핸드페인팅에 푹 빠져 있단다. 손수 만든 옷을 자랑한다. 잘 만들었다. 멋지자. 이러면 하나 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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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솜씨도 좋다. 실물보다 그림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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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사진이다. 이런 사진 찍고 싶지 않지만, 먹고 살아야 하기에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보긴 좋다. 열은 좀 받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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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골에 게스트하우스라...누가 올까? 하겠지만 끼리끼리 모인다고 이따금 찾는 이들이 있다. '함께'를 즐기는 이들이다. 그런데 조건이 좀 까다롭다. 술도 가져오면 안되고, 당연히 마셔서도 안되고, 재래식 화장실을 써야 하고, 때론 계곡에서 세수를 해야 한다. 이런 조건에 동의하는 이라면 누구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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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 길을 걸어 나왔다. 속세로의 귀환이다. 정신이 몽롱하다. 보이는 것, 느끼는 것 죄다 분명 같은 세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좋다. 사람이 좋고, 덕산기의 자연이 좋다. 풀도 꽃도 나무도 좋다. 아, 저 돌멩이들도 좋다.

정선 덕산기 '정선애인' 블러그 -> http://blog.naver.com/jshbanjang
 
 산을 닮은 집 블러그 -> http://sanzib.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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