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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오지

버섯의 황제 능이를 만나다.

by 눌산 2010.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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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능이 2표고 3송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버섯의 맛을 평가한 맛의 순서입니다. 70년대 후반 송이를 유독 좋아하는 일본으로 수출길이 열리면서 송이는 귀한 대접을 받게 됩니다. 그 전까지는 능이나 송이는 그저 먹을 수 있는 버섯 중 하나일 뿐이었다고 합니다. 송이가 한창때는 kg당 70만원 선을 호가하니 그럴 수 밖에요. 송이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능이는 꾸준한 인기를 누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졸깃한 맛과 몸에 좋다는 이유만으로도 송이보다는 한수 위니까요.

산행 중에 잘못 든 숲에서 난생 처음 능이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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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의 오지마을 벌한마을 사람들이 장보러 다니던 사선암 고개를 오르다 마을 주민을 만났습니다. 능이철이라 "버섯 많이 따셨어요?"했더니 바로 보여주십니다. 아침에 한번, 낮에 한번, 그리고 느즈막히 또 한번 능이를 찾아나선다고 합니다. 딱 요맘때 한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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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산은 사선암은 열번도 더 올랐습니다. 그런데 더 가깝고 쉬운 길이 있다해서 들어섰다가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능선만 올라타면 될 것 같아 무적정 숲을 헤치고 올라갑니다. 한동안 등산을 안했더니,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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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쉬고 또 쉬기를 반복하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아 그 귀하다는 능이가 코앞에 있습니다. 송이는 따봤지만 능이는 처음입니다. 사실 이 능이채취는 주민이 아니면 단속대상입니다. 마을 입구에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이 지키고 있다 단속을 합니다. 눌산은 이 상황을 어떻게 했을까요? 땄을까요, 아니면 그냥 지나쳤을까요? 땄다고 하면 잡혀갈테니 입 꾹 다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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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암 취재를 마치고 마을로 들어섭니다. 벌한마을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입니다. 토담과 돌담이 정겨운 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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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가 금값이라지요? 보기만 해도 배가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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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 빈집이 보이지만 죄다 서울사람들이 사놨다고 합니다. 투기 목적이야 아니겠지만, 그런 소리를 들을때면 이런 오두막 하나 갖는게 꿈인 눌산은 좌절 할 수 밖에요. 그래도 여전히 오두막의 꿈을 꿈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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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만났던 마을주민의 집을 찾았습니다. 집에 들어서자 마자 능이 맛부터 보라며 자리를 내주십니다. 시골인심은 여전합니다. 모르는 사람들이 예전 인심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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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따온 능이도 보여주십니다. 얼마나 크고 실하냐며. 눌산 얼굴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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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직접 채취한 오미자랍니다. 설탕과 오미자를 5:5로 섞어 발효시키면 오미자차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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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 장아찌를 만들기 위해 한장 한장을 고르는 모습이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십니다. 난생 처음보는 사람들이지만 복숭아에 팩우유까지 내오십니다. 귀한 손님 대접이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읍내에서 시집와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사선암 고개를 넘어 무풍 장보러 다니던 시절 얘기부터 말로는 다 표현 할 수 없는 어려웠던 시절 얘기를 들었습니다. 문화이고 역사이지요. 사라지는 것들이 아쉬울 뿐입니다. 눌산이 10여년 전 이 마을을 처음 왔을때 만났던 어르신은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 집터에는 서울 사람이 짓는 새 집이 곧 들어설 예정이고요. 300년이 넘었다는 그 어르신의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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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하나씩은 있던 이 담배건조막도 딱 하나 남은 듯 합니다. 하나 둘 새 집이 들어서고, 평생을 이 마을에서 살아오신 어르신들이 떠나고 나면 벌한마을도 변하겠지요. 세상이 다 변하는데 이 마을만 변하지 말라고 한다면 안되겠지요. 이 그림 그대로 가슴 한구석에 저장을 했습니다. 때때로 꺼내보고 싶어서요.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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