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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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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도보여행 -5] 화개장터에서 광양 망덕포구까지 4박 5일 일정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부터 눈발이 날린다. 바람은 매섭다. 오늘은 화개에서 하동포구를 지나 광양 망덕포구까지 가는, 더 넓은 강을 따라 가는 길이다. 생각만해도 무시무시한 강바람과 마주보며 걸어야 한다. 화개 '일리지 게스트하우스'를 출발한다. 끝 날 것 같지 않던 강의 끝이 코 앞이다. 모두가 지친 기색이 영력하지만, 그래도 끝이라는 희망이 보인다. 힘이 난다. 넓은 강은 그만큼의 바람을 안고 흐른다. 시작부터 바람과의 싸움이다. 악양 땅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고소산성에 잠시 올랐다. 산도 강도 들도 넓다. 더 넓은 강을 만나러, 다시 걷는다. 하동포구까지 가는 이 구간이 가장 난코스라 할 수 있다. 도로 폭이 좁아 갓길이 거의 없다. 대신 최근 도로 옆으로 나무데크를 이용한 자전거..
[경상남도 하동] 평사리에, 봄 아침은 겨울, 한낮은 봄이다. 볕이 다르고 바람이 다르다. 평사리에 다녀왔다. 취재차 간 김에 흙냄새를 맞고 왔다. 파릇한 보리 새싹이 돋고, 매실나무에 꽃망울이 맺혔다. 악양평야 한가운데 부부 소나무. 언제인가 부터 사진작가들에 의해 그렇게 불린다. 저 소나무 주변에 3월 말부터4월 초 쯤이면 붉은 융단이 깔린다. 자운영 꽃이다. 대개는 평사리를 지나 최참판댁으로 바로 향한다. 하지만 악양평야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서는 한산사에 올라야 한다. 오랜만에 갔더니 전망대도 생겼다. 비가 그치면서 산안개가 춤을 춘다. 산마을 풍경이 정겹다. 매화꽃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남도 한번 다녀온 것만으로도 충전이 된다. 이즈음의 남도는 비타민이다.
하동포구 80리길이 사라진다. '이 세상에 둘이 있기 힘든 아름다운 길' 19번 국도 3개 도, 12개 군을 아우르는 500리 물길 섬진강이 남해바다와 접하는 하동포구에 이르러 그 긴 여정을 마감합니다. '하동포구 80리길'은 여기에서 나온 말입니다. 실제로는 120리라지만 하동 사람들은 여전히 80리길로 불립니다. 익숙한게 좋나 봅니다. 대한민국 사람치고 봄날의 이 섬진강 길을 달려보지 않은 사람 몇이나 될까요. 섬진강은 여전히 봄의 상징입니다. 그 섬진강을 끼고 달리는 길이 19번 국도입니다. 매화를 시작으로 벚꽃이 피고, 배꽃과 복사꽃이 앞다투어 피어납니다. 평사리 들판에는 키작은 자운영이 붉게 물을 들입니다. 이 땅의 봄은 섬진강에서 시작해 서서히 북으로 올라갑니다. 봄날의 상징 '하동포구 80리길'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편도..
배꽃이 만발한 섬진강 19번 국도 배꽃이 만발한 섬진강 19번 국도 유독 운이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실력있고 외모 또한 출중하지만 뜨지 못하는 연예인 처럼 말입니다. 그런 꽃이 있습니다. 요즘 섬진강에 한창인 배꽃입니다. 강 건너 매화가 질때 쯤이면 사람들은 죄다 화개로 몰려갑니다. 벚꽃때문이지요. 그 틈에 피어난 배꽃은 왠지 소외 받는 느낌이랄까요. 한방에 뜨는 연예인도 있잖아. 지금은 섭섭하겠지만 참고 기다리면 좋은날 있을거야~~^^ 화개에서 하동가는 19번 국도 변에 배꽃이 한창입니다. 사람들 죄다 화개 벚꽃잔치로 몰려간다고 섭섭해 하는 것 같아 이쁘게 봐주고 왔습니다.^^ '이 세상에 둘이 있기 힘든 아름다운 길'. 전 문화재청장 유홍준 씨가 구례-하동 구간의 19번 국도를 표현한 말입니다. 섬진강을 끼고 달리는 이 길은 사철 ..
매화꽃, 산수유꽃에 이어 벚꽃이 만발한 섬진강 섬진강 자락에는 매화꽃, 산수유꽃, 그리고 벚꽃까지 만발했습니다. 더 정확히는, 동시에 꽃을 피웠습니다. 참 묘한 현상입니다. 매화꽃이 피고, 다음으로 산수유이 피고 질때면 벚꽃이 폈는데.... 꽃이 피고 지는 건 자연의 순리인데. 이 순리에 역행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죠. 위 아래도 없는, 질서가 무너진 것입니다. 아마도. 날씨 탓이겠죠. 더 나아가서는 지구 온난화와도 연관이 있을 겁니다. 지난 금요일 사진입니다. 다시 어제 지나다 보니 19번국도 주변 벚꽃이 거의 다 꽃을 피웠습니다. 매화꽃 보러왔다 벚꽃에 취한 여행자도 보입니다. 화개장터 앞입니다. 완연한 봄날을 만끽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수양벚꽃.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이 다르죠? 보성 녹차밭에 가면 멋진 수양벚꽃 한그루가 서 있습니다. 섬진강에 벚..
3월의 섬진강에는 꽃물이 흐른다.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도랑이 도랑을 만나 하나가 되기를 수십 번. 그렇게 작은 도랑이 모여 강이 됩니다. 장장 500리 길을 달려 온 섬진강은. 바다를 만나 또 하나가 됩니다. 하동포구입니다. 멀리 백운산이 보이고, 하동철교가 지나갑니다. 강 건너는 광양 망덕포구고요. 가뭄때문인지 수량이 많이 줄었습니다. 큰 산 지리산을 휘감고 돌아나가면. 섬진강은 바다를 만납니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저 다리 건너는 경상도 땅입니다. 굳이 이런 경계의 구분이 필요할까 싶습니다. 결국은 하나가 될터인데. 화개장터 너머는 산 깊은 골짜기 화개골입니다. 사람이 만든 경계를 강은 넘나듭니다. 어설픈 인간세상 조롱이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섬진강 변에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코 끝이 찡할 만큼 징허게 향기롭..
평사리에서 보낸 반나절 비 개인 후 맑은 바람이 좋습니다. 젖은 땅도 바람이 좋을 겁니다. 곧 뽀송뽀송해지겠지요. 마을 어르신 두 분의 대화를 엿들을 수는 없었지만. 아마 올 농사 걱정을 하고 계신게 아닌가 합니다. 아니면 도시로 나간 자식 걱정을 하고 계신지도 모를 일이지요. 어찌되었든 농사도, 자식들도 모두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부는 자연의 이치 처럼 말입니다. 평사리 분은 아니신 듯 한데 마을에 대해 아주 자세히 설명을 해주십니다. 꽁지머리에 긴 수염에 예사롭지 않은 복장입니다. 저 초가집들은 모두 드라마 세트장이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세월의 흔적도 느껴집니다. 사라지는 것들이 많다보니 급조한 세트장이면 어떻습니까. 보기 좋은 풍경이면 된 것이지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주머니..
색의 향연, 악양 평사리의 春 노란 유채꽃과 초록의 보리밭, 그리고 연보라빛 자운영으로 물들인 악양의 봄은 총 천연색이다. 한산사에서 내려다보는 악양들판. 청보리밭과 자운영의 조화가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낸다. 가운데 소나무 두 그루는 일명 부부송. 아마 사진가들이 붙인 이름이 아닌가 싶다. 근동에서 이만한 들판을 찾아보기 힘들다. 악양 들판의 끝은 회남재(回南峙)로 남명 조식과 깊은 연관이 있다. 살만한 곳을 찾아 지리산을 무려 열여섯 번이나 올랐다는 그가 회남재에 올라 악양들판을 내려다며 물이 섬진강으로 곧바로 빠지는 형국으로 길지가 아니라 하여 돌아선 데서 유래한 지명이 바로 회남재인 것이다. 소설 '토지'와 드라마 '토지'로 인해 악양은, 특히 평사리는 섬진강을 찾는 이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단골 코스가 되었다.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