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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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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숲은, 깊고 그윽하다. 5월의 숲은, 깊고 그윽하다. 산 아래는 이미 초록이지만, 해발 1천 미터 산꼭대기에는 여전히 부드러운 연둣빛이다. 능선에 올라서자 싱그러운 바람이 살갗을 스치고 지나간다. 걷다, 뒤돌아 본 숲이 발길을 붙잡는다. 뒷산에 올랐다. 해발 1,034m 적상산이 뒷산이다. 또 나의 정원이다. '사초'라 불리는 풀이다. 할아버지 수염을 닮았다. 동강 절벽에 자라는 '동강사초'도 있다. 묵은 풀 위로 새 잎이 돋았다. 할아버지 수염이 바람에 날린다. 꽃보다 멋지다. 안국사에서 200m만 올라가면 능선이다. 걸어서 10분이면 해발 1천m에 올라 선다. 참 쉽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정상인 향로봉, 좌측으로 가면 정상보다 전망이 더 좋은 안렴대다. 큰구슬봉이 풀솜대, 이팝나물, 또는 지장보살이라고도 부른다. 피나..
미치광이풀 미치광이풀은 강한 독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풀에 있는 신경효과 때문에 소가 먹으면 미친듯이 날뛴다고 합니다. 잘못 먹으면 미치광이가 된다고 하여 '미치광이' 또는 '미치광이풀'이라고 합니다. 그에 반해 종 처럼 매달린 진보랏빛 꽃은 숲속의 요정입니다. 꽃만 보면 맹독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절대 먹지 마시고, 눈으로만 보세요^^ 한때 멸종위기까지 깄던 미치광이풀은 현재 산림청이 지정하는 희귀식물 목록에 올라 있지만 그 개체수가 늘어나 전국의 웬만한 깊은 산 돌이 많은 계곡 주변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노란빛 새순이 올라오고 초록 이파리가 나오면 여인의 통큰 치마를 연상케하는 암갈색 또는 진자줏빛 꽃이 핍니다. 대부분 무리지어 피기 때문에 멀리에서도 쉽게 눈에 뜨입니다. " 나 ..
떠나는 봄, 마지막 봄꽃들 적상산 야생화 - 현호색, 꿩의바람꽃, 풀솜대 라가는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로 빨라 졌습니다. 지난주 토요일까지만 해도 적상산 절벽 아래 머물던 연둣빛이 8부 능선까지 점령했습니다. 이맘때만 볼 수 있는 기가막힌 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산허리를 감싸고 도는 봄과 겨울의 경계선 말입니다. 개별꽃입니다. 산꼭대기에서 만나니 더 반갑습니다. 산아래 낮은데 자라는 개별꽃에 비해 색감이 더 뚜렷합니다. 이 땅에 자라는 야생화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저 가는 대궁으로도 봄바람을 잘 견딘다는게 신기합니다. 여리디 여린 모습이지만 의외로 강합니다. 온실 속 화초와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현호색입니다. 흔하지만, 그래서 친근한 꽃입니다. 이젠 내년 봄에나 만날 수 있겠지요. 꿩의바람꽃도 몇개체 보입니다. 바람꽃 중에서도..
산나물의 황제가 '곰취'라면 여왕은 '참나물' 곰취와 참나물, 이팝나물 된장국에 황홀한 밥상을 차리다. 산나물의 황제가 '곰취'라면 여왕은 '참나물'입니다. 그것은 향때문입니다. 곰취의 강한 맛과 모양에 비해 참나물은 여리디 여린 은은한 향을 자랑합니다. 우리가 보통 식당에서 먹는 참나물은 대부분 재배이기 때문에 야생과 비교하면 안됩니다. 맛과 향에서 많은 차이가 나거든요. 곰취와 참나물은 느즈막히 납니다. 대부분 고산에서만 자라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무데나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딱 그자리에서만 납니다. 아랫동네 아저씨 말씀이 아카시아꽃이 다 핀 다음에 뜯으러가면 딱 맞아. 하십니다. 일요일 오후 한가한 틈을 타 산으로 들어갑니다. 적상산 산정호수입니다. 오랜만에 물이 가득 채워져 있군요. 파란 하늘과 산꼭대기 호수, 해발 1천 미터에서 맛보는 상..
적상산 야생화, '천상의 화원'이 따로 없네 산나물 뜯으러 갔다 만난 '천상의 화원', 적상산 야생화 군락 이팝나물이 맛있다는 얘기는 지난겨울부터 들어온 터라 오매불망 때만 기다렸습니다. 식물도감을 보고 인터넷을 찾아봐도 사진만으로는 뭐가 뭔지 알수가 없습니다. 모르니 혼자 갈 수도 없고, 마침 뒷집 식당 아저씨가 지금이 제철인 이팝나물 뜯으러 가신다기에 따라 붙었습니다. 이팝나물은 알고 보니 풀솜대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이었습니다. 여름에 흰꽃이 피는 풀솜대 새순을 흐르는 물에 깨끗히 씻어 된장과 함께 넣고 끓이면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기가막하다고 합니다. 생채나 묵나물로도 먹을 수 있는 풀솜대는 춘궁기 구황식물로 민중을 구제하는 보살같은 풀이라 하여 지장보살이라고도 합니다. 이 외에도 솜대, 솜죽대, 솜때, 왕솜대, 큰솜죽대, 품솜대지장보살..
고추심기가 한창입니다. 황톳빛이 곱다고 표현하면 농사짓는 분들에게 실례가 되는 일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산골에서 태어났지만 어릴적에는 농사를 지어보질 못했습니다. 몇해 전 산이 좋아 산중에 들어가 살때 열가지 정도의 모종을 사다 심어 본 적이 있습니다. 한 두해 하다 만게 아니고 6년 정도요.... 고추 피망 호박 토마토 더덕 도라지 옥수수 감자 상추 딸기 등. 비료도 안하고 농약도 전혀 안해서 그런지 채소의 모양이나 수확량은 형편없었지만 내 손으로 직접 길러 먹는 맛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지요. 다른 건 몰라도 고추농사는 잘됐습니다. 찾아오는 지인들이 제 고추(?) 맛있다고들 난리였으니까요. 무농약 농사라는게 정말 힘들더군요. 일주일에 이틀 정도 나들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나갔다오면 온통 풀밭으로 변해 있습니다.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