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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다. <대리-용암리>

by 눌산 2008.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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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의 섬진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다 좋습니다.

그냥 반갑고, 오랜 친구 같고, 또 아쉽습니다.

사십년을 넘게 살았지만 길 위의 친구들이 더 많은 것도

그런 연유가 아닐까 합니다.

친구를 만날 땐 보통 술집이나 찻집에서 만나지만

저는, 길에서 만납니다.

숯불에 삼겹살 구워 쏘주잔을 부딪칩니다.

함께 산을 찾기도 하고, 길을 걷기도 합니다.

하룻밤의 풋사랑처럼.

다음날이면, 또 한참을 잊고 각자의 삶을 살아갑니다.

화장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나 운전할 땐 나만의 시간이 됩니다.

홀로 걸을 때 또한 가장 완벽한 나만의 시간이지요.

오늘은, 요 며칠 섬진강에서 만난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무슨 꽃인지 아시는 분 알려주삼.....^^







길에 철퍼덕 앉아 쉬는 맛도 좋군요.







구급차 두 대가 달려가더니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중앙선 침범 사고인데 많이 다치진 않았나봅니다.







개 한마리 잡았군요....^^







자, 이제 발 바닥에 불 나게 만든 아스팔트 도로를 벗어납니다.
강을 건너 제방 흙길을 걸어갈 겁니다.







접시 꽃 한 송이, 곱게 피어 있습니다.







이 도로 처럼, 우리네 인생 길도 속도를 줄여야 할 때가 있지요.
넓은 길이 나오면 좀 더 속도를 내고, 다시 길이 좁아지면 속도를 줄이면서
달리는 인생이라면 조금은 여유롭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신평면 소재지입니다.
3대가 모인 가족 야유회나 봅니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흙길을 걷다보면 더 느긋해집니다.
걸음은 더 느려지고, 사진기에 자꾸 손이갑니다.







낚시를 하고, 다슬기를 잡고, 다리 밑에서 고기를 굽는 모습들.
휴일 풍경입니다.







둥근 이질풀. 맞는 지 모르겠습니다.
산에서만 봤는데, 평지에서 만나니 더 반갑군요.







도보여행에는 5만분의 1지도가 아주 소중합니다.
주민들도 모르는 길을 이 지도가 안내해주거든요.
-제 경험으로 보면 현지 주민이라고 길을 다 알진 못합니다.
아랫마을은 잘 알지만 윗마을은 잘 모른다든가,
안다니던 길은 오래되면 흔적이 거의 남질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이없는 실수를 했습니다.
분명 제방만 따라가면 다시 도로와 만나게 되어 있었는데,
어느 순간 딱 길이 사라져 버리는 겁니다.
다시 지도를 살펴보니 제가 잠시 착각을 한 것이지요.
결국, 먼 길 다시 돌아갔습니다.







수위가 높지 않다면 수중보는 건너다니기 좋습니다.
단, 이끼가 끼어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해야 되는데요,
전 트레킹 전용 샌들이라 물 묻은 돌이나 이런 수중보 위를 걷기에 아주 좋더군요.
수영복만 있었으면 미역이라도 감고 싶은데....,
입고 있는 팬티 달랑 하나라....그냥 지나갑니다....^^







휴일이라 물가에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뭇그늘이나 다리 밑은 명당 자리지요.

도시에 사는 아들 딸네들이 찾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시골 어르신은
미리 좋은 자리를 잡아 놓는다고 합니다.
다리 밑 같은데다 며칠 전부터 천막을 치거나 돗자리를 깔고
'여긴 내 자리여.'하는 거지요.
아들 딸내외, 손자 손녀들 시원하게 놀다가라고요.
우리 부모님들 얘깁니다.







이번에 만난 제방 길은 잡석이 깔려 있습니다.
아, 발바닥 무지 아프더군요. 물웅덩이때문에 이렇게 한 모양인데,
관리 차원에서는 좋지만 저같은 도보여행자들에게는 않좋습니다.







오늘은 여기, 용암리까지 입니다.
마침 10분 뒤에 관촌가는 버스가 온다하네요.
버스 시간이 맞지 않으면 택시를 불러야 하는데,
오늘은 운이 좋은 날입니다.







사진만으로는 도시 한가운데 번듯한 건물로 보이지만
실제는 산중 깊숙한 마을 꼭대기 집입니다.
'유막내 수랏간', 궁중 한정식 집입니다.
걷다가 본 간판이 생각나 차를 타고 찾아갔습니다.
이런 시골에, 이런 산중에 궁중 한정식 집이라니요.
그냥 지나치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섭니다.
도보여행하며 한정식 먹긴 처음입니다.
2인 기준 4만원부터인데, 시내 한정식 집으로 치자면 한상에 10만원 짜리는 되 보입니다.
산중이다보니 회 종류만 빼곤 다 나옵니다.

국악을 하는 주인장, 유막내 씨가 하는 집으로
방학 중이라 국악을 배우러 온 아이들도 많습니다.
공연장을 갖추고 있고, 무엇보다도 직접 재배한  신선한 채소와
한정식 특유의 진귀한 요리가 많습니다.

임실군 신평면 가덕리 상가마을 063-643-7331







면장님이 써서 걸어 주셨다는 상가마을 소개글.
섬진강에서 골짜기 깊숙히 들어 온 마을이지만
비교적 넓은 농토와 둥글 둥글한 산세가 편안해 보이는 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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