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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이야기

아주 맘에 들었던 적상산 '전나무 숲'

by 눌산 2011.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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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상산에 근사한 전나무 숲이 있더군요. 우연히 찾은 숲에서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한여름 돗자리 하나 들고 찾고 싶은 그런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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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홍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강원도 살때 어르신들에게서 들은 말인데요, 비가 많이 내려 홍수가 난게 아니고 눈 녹은 물이 홍수 난 것 처럼 흐른다는 말입니다. 요즘 그렇습니다. 산아래에서 보이는 적상산에 눈이 거의 다 녹았습니다. 덕분에 계곡 물소리가 요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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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지금 봄맞이가 한창입니다. 채 한 뼘이 안 되는 작은 풀꽃이 여기저기서 솟아나고 있습니다. 춘설에 촉촉이 젖은 몽실몽실한 흙을 밀고 올라오는 키 작은 풀꽃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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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고요합니다. 더불어 편안함과 함께 마음 또한 너그러워집니다. 숲에 따라 붙는 수식어들 대부분은 ‘어머니 품속‘ 같은 따스함이 묻어납니다. “내일 뭐하지?” 따위의 근심걱정은 어느새 숲에 묻혀버립니다.


숲이 좋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나무가 내뿜는 휘발성 향기)에 있습니다. 아침 햇살이 숲으로 찾아드는 시간이라면 그 향이 코를 찌릅니다. 아토피나 알레르기에 좋다는 피톤치드에 박하처럼 머리가 맑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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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끌어안은 나무에서 많은 평화와 위안을 얻습니다. 나무와 접촉하는 것은 우리와 나무 모두에 큰 즐거움을 주지요. 나무는 아름답고 우리 마음을 충전시켜 줍니다. 우리가 나무를 포옹하고 싶을 때 나무는 거절하는 법이 없습니다. 우리는 나무에 의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나무를 만지고 포옹하는 것과 같이 우리는 자신과 남을 열정을 가지고 사랑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 평화운동가 틱낫한 스님의 나무 예찬론입니다.


인간에게 숲은 무엇이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경제적인 가치로 따진다면? 통계학적 수치는 의미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함께 치유의 공간이 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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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앞에 서면 인간은 한없이 겸허해집니다. 높고 큰 산 앞에서는 더더욱…  숲 한가운데 드러난 사잇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자연과 하나가 된 ‘나’를 만납니다.

이 전나무 숲은 앞으로 한 달만 있으면 멋지게 변신을 할 겁니다. 연두빛으로 말입니다. 생각만 해도 흐믓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숲은 일반인은 출입금지입니다.꼭꼭 숨어 있어 찾아가기도 힘듭니다. 눌산만의 공간으로 남겨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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