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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미천리 장자동에서 만난 소쟁기질하는 모습입니다.
볼 일이 있어 무풍장에 들렀다 오는 길에 요즘 드문 풍경을 만났습니다. 바로 쟁기질인데요, 대부분 경운기나 트렉터를 이용해 밭을 갈다 보니 쟁기질 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 못지 않게 농촌의 현실도 별반 다를게 없으니까요. 옛날 처럼 느린 농부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하지만 어르신들은 여전히 옛 방식을 고집합니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거름을 이용한 농사를 짓습니다. 착한농부들이죠.
무주에서도 산골로 소문난 미천리란 곳입니다. 지나는 길에 차를 세웠습니다. 사진에 담아 볼 요량으로요. 새참 드시는 동안 기다렸다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막걸리 한잔 드신 어르신은 힘이 나는데, 저 소 양반은 영 기운이 없어 보입니다. 걸음도 느리고, 자꾸 게으름을 피웁니다. "주인님~ 우리도 트렉터 하나 장만하자고요~" 아마도 이런 심정이겠죠?^^
미천리 장자동에 사시는 서병호(71) 어르신은 여전히 소와 함께 쟁기질을 합니다. 모내기 철이면 써래질 또한 소를 이용합니다. 완전 수동식이죠.
새끼를 여덟 번이나 난 소는 늙었습니다. 어지간하면 알아서 척척이련만, 기력이 딸리나 봅니다. 하지만 어르신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가족이겠지요. 없으면 농사도 지을 수 없으니까요.
쟁기질하는 할아버지 옆에서는 할머니가 거름을 나르고 계십니다.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는 유기농이죠.
어르신 말씀이 "이 일대에서 쟁기질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어" 하십니다.
일하시는 분들에게는 대단히 죄송하지만, 평화로운 풍경입니다. 사라져 가는 풍경이라 더 그렇겠지요. 쟁기질을 마치면 감자를 심으실 거라고 합니다. 감자 얻어 먹으러 또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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