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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오지

영동 호두나무골을 지키는 할머니들

by 눌산 2011.02.24










아침 새소리가 달라졌습니다.
더 맑고, 더 경쾌하게.
새들도 봄을 느끼나 봅니다.

봄 마중 다녀왔습니다
충북 영동의 지붕인 도마령을 넘어 물한계곡 호두나무골입니다.
뒤로는 각호산과 민주지산, 석기봉, 삼도봉이 부채살 처럼 길에 펼쳐져 있습니다.
해발 1천 미터을 오르내리는 산악지역입니다.
물한계곡을 비롯한 사철 마르지 않는 계곡물이 철철 넘쳐 흐릅니다.
변변한 농토가 없다보니 호두와 곶감, 포도 농사가 주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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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한계곡을 건너 산으로 들어갑니다.
산너머에 마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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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부터 회색빛 호두나무가 도열해 있습니다.
산이고 밭이고 보이는 것은 죄다 호두나무입니다.
나무에 양철을 씌운 것은 청솔모가 호두를 못 따먹게 하기 위해서랍니다.
미끄러워 못 올라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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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넘으니 마을이 보입니다.
신록이 우거지면 마을은 호두나무에 가려 거대한 숲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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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은 대부분 할머니들입니다.
혼자사시는 분들이 더 많고, 농사도 호두와 곶감이 주업입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여전히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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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할머니 댁은 툇마루에 벌통이 놓여 있습니다.
사람과 벌이 동거하는 셈이지요.
할머니는 벌들을 식구처럼 대합니다.
주인을 알아보는 벌은 쏘지도 않습니다.
자기에게 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별 관심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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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도 열심히 봄을 준비합니다.
공짜로 봉침 한번 맞아볼까 하고 가까이 다가갔지만,
손님인 줄 알았는지 눌산도 안 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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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채는 할머니의 보물창고입니다.
곶감과 호두를 보관하고, 귀한 토종꿀도 이곳에 보관합니다.

한웅큼 호두를 집어오십니다.
도시는 귀할 것이라며 맛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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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호두를 알아주는 것은 그 맛에 있습니다.
알이 꽉차고, 씹히는 질감이 좋습니다.
시장에는 중국산이 판을 치지만 영동 호두는 여전히 제값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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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밥 할때 같이 몇 알 넣으면 꼭 밤 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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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집 어르신이 마실 나오셨습니다.
김 할머니와는 60년 지기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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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어두운 뒷집 할머니와는 눈빛만 봐도 대화가 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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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좋은 툇마루에 앉아 대화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아 사진 한장 찍어 드렸습니다.

평생 한 마을에서 땅을 의지한 채 살아오신 할머니들입니다.
호두나무골의 진정한 주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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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토담과 흙집입니다.
꼭 70년 대 풍경을 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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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두나무에 까치 부부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호두나무골에는 사람도 새도 모두가 함께 살아 갑니다.


댓글10

  • 조현선 2011.02.24 16:07

    오늘 다녀오신거에요?
    날씨도 따뜻해지고 바람도 포근한것이 사무실에 앉아있는게 고문입니다.
    올려주신 사진통해 대리만족하고 있는데 그것또한 고문이네요^^
    저도 저 양지바른곳에서 할머니들과 호두까먹으며 있고싶습니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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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지 2011.02.24 20:29

    고향 다녀온 느낌을 줍니다.
    하회탈 같은 우리의 정스런 어머니들의 얼굴 미소까지...
    마음이 행복해집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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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센스 2011.02.25 13:46

    우리 할머니 생각나네여..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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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 굵은것을 골라 심었읍니다. 한 오년만 신경쓰면 햇밤이 열리겠지요. 글쎄요 꽃도보고 열매도 보는 재미지요. 목백일홍이 유난히 예쁩니다. 흰색 분홍 빨강 적색 복합도 있더라구요. 빨간 단풍도 심었읍니다. 유난히 향나무가 많습니다. 분홍 아카시아도 있더군요. 어느곳은 아주큼직한 가죽나무와 버드나무가 꼭 버드내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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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두는 엄청 많지요. 피칸이라고도 하는데 커다란 나무에서 열리는 넛종류가 흔합니다. 과일도 흔하고 싼데 과일만 먹고 살아도 되겠읍니다. 아니 빵만 먹고살아도 . 먹는거 신경 안써도 됩니다. 왠지 김치가 슬슬 싫어지더군요.꽃만 가구고 살아도 어딥니까. 골치아픈거 다 잊어 버리고 음악이나 들으며 사색하는것. 그림을 그릴수 있는것 조용히 쉴수 있는것 그런점에서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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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젤소미나 2012.04.10 09:10

    너무나도 멋지고 정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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