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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오지

오지마을 찾아가는 길

by 눌산 2011.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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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갑자기 기온이 뚝!입니다.
보일러를 틀고 한낮에도 긴팔 옷을 입어야 할 만큼요.
이런 간절기에는 그리움이 더 커집니다.
생각나는 사람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아 집니다.
산골에 살면서 생긴 습관 같습니다.
휴가철이 끝나고 여기저기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눌산이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앉아서 만나기도 합니다.
어제는 정선 산골에 사는 홍반장 부부도 다녀갔고,
며칠 전에는 산꼭대기에 홀로 사시는 할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할머니가 사시는 산꼭대기까지 갈려면 걸어가야 합니다.
아랫동네 차를 세우고 말입니다.
하늘이 참 맑죠?
호두나무와 가죽나무, 감나무 뒤로 파란하늘이 보입니다.





아랫동네에 있는 빈 집인데 참 맘에 듭니다.
이런 집 수리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눌산의 꿈입니다.
오두막의 꿈요.





자~ 가봅시다.
대충 1시간 내외 걸리는 거리입니다.
고개를 두개 넘어야 하니 땀 좀 흘릴겁니다.
길목에는 온통 호두나무입니다.
수확 직전이니 곧 알멩이가 툭툭 떨어질 겁니다.
땅에 떨어졌다고 줏으면 안됩니다.
호두는 이 마을 주민들의 주수입원이니까요.





어디선가 꿀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바로 저 칡꽃향이었군요.
향기가 대단합니다.





첫 번째 고갯마루입니다.
저~기 키 큰 양반이 든 것은 김선물셋트입니다.
뭘 사갈까 고민하다 가벼운 것을 택했습니다.
걸어갈 것을 생각해서죠.^^





첫 고개를 넘어서면 멀리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지금은 다리가 제대로 놓였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비만 오면 넘치는 잠수교였습니다.

할머니가 산골에 시집와 고생이 심할때 도망 갈 생각도 하셨다 했습니다.
하지만 뒤로는 산이, 앞으로는 강이 가로 막혀 있어 도망도 못갔다 하셨습니다.
물론 웃자고 하시는 말씀이지만, 고립이 일쑤인 환경입니다.





꼭 명절에 고향집 찾아가는 노총각들 같습니다.^^





두 고개를 넘어서면 멀리 할머니의 외딴집이 보입니다.
온통 호두나무에 둘러싸인 풍경입니다.





뒤란에서 고추를 따시던 할머니가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처음 간 친구들에게 살아오신 얘기도 들려주시고, 할머니표 커피도 내오십니다.
아! 할머니표 커피란, 커다란 대접에 커피믹스 네개를 숫가락으로 휘휘 저어 그것을 각각의 컵에 나눠 주십니다.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그 맛을 모릅니다.
한마디로 예술입니다.^^

어느새 해가 넘어 갈 시간입니다.
서둘러 산을 내려 갑니다.





추석지나고 호두 먹으로 또 와~
할머니의 인삿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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