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실감할 수 있는 곳 중의 하나가 장터입니다. 특히 시골 장터에는 봄향기 가득한 먹을거리가 가득합니다. 봄나드리 길에 들르기 좋은 장터 한 곳 소개합니다.
전라남도 장흥의 토요시장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상설시장으로 2일과 7일 서는 오일장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입니다. 우선은 도시 사람들 입맛에 맛는 꺼리들이 널렸습니다. 그렇다보니 장터를 어슬렁 거리는 사람들 대부분이 도회지 냄새가 납니다. 그렇다고 도시풍은 절대 아닙니다. 장꾼보다는 시골 할머니들의 좌판 위주로 장이 선다는 것입니다. 재밋는 것은 정찰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할머니들의 덤으로 얹어 주는 인심에 따라 약간의 가격차이가 납니다. 말만 잘하면 덤으로 얻는게 더 많습니다.
장흥 읍내를 가로지르는 탐진강입니다. 탐진강을 가로막은 장흥댐이 들어 설 무렵 '탐진강 도보여행'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의 '강다운' 강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거대한 댐이 생겼습니다.
보기 좋으라고 다리 난간에 설치한 분수가 시원해보입니다. 그렇다고 보기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도시는 도시답게. 시골은 시골답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굳이 돈들여 저런 구조물 좀 설치하지 말고요.
청계천 사건(?) 이후 지방 도시들이 청계천을 따라 하고 있습니다. 특색없는 따라하기는 낭비입니다. 강은 눈요기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화강암 덩어리로 치장하고 인공 정화를 위한 시설 투자 보다는 본래의 하천 모습 그대로의 복원이 중요합니다. 모래톱과 수초를 활용한 자연 정화 말입니다. 흐르는 물길을 막고. 물길을 돌리고 하는 일들은 강에게는 부담을 주는 일입니다. '물은 제 골로 흐른다.'고 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습니다. 여기 저기 수소문해 장터 맛집을 찾아갑니다. 간판은 '연지보리밥'이지만 메뉴가 다양합니다.
일단 가격이 착합니다.
3천원 짜리 백반입니다. 반찬이 시레기 국 포함 딱 스무가집니다. 한 상 가득 차려진 밥상에 또한번 놀라고. 가장 중요한 맛에 감탄합니다. 멸치볶음 하나 빼면 다 풀밭입니다. 하지만 직접 기른 정성이 담긴 맛은 10만원 짜리 한정식이 부럽지 않습니다.
사실 동짓죽이 먹고 싶었는데 팥칼국수를 시켰습니다. 손으로 직접 밀어 만든 면발이 쫄깃쫄깃합니다. 손님들마다 한마디씩 하고 나갑니다.
"반찬이 왜 이렇게 많아요."
"맛있게 먹었습니다."
"자~알 먹고 갑니다."
삶은 오리알을 처음 먹어봤습니다. 계란과 비슷합니다. 3개에 천원. 삶은 오리알은 연지보리밥집에서 팝니다.
자. 이제 배도 채웠으니 장터 구경에 나섭니다.
저기 앉아 계신 할머니들 가슴에는 명찰이 걸려 있습니다. 아마. 저 어르신들이 손수 기른 채소라는 인증제도 같습니다.
쑥, 냉이, 달래 등 주로 봄나물이 많습니다. 표고버섯도 눈에 많이 띕니다. 알고 봤더니 장흥은 표고버섯 재배를 많이 하더군요.
꼬막이 한 봉지에 5천원입니다.
아~~싸!! ^^
매주 토요일 흥겨운 마당이 펼쳐진다고 합니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우리 어르신들 신났습니다. 앉아 있는 어깨도 들썩입니다.
전국이 한우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읍, 예천, 영월의 주천 등 한우를 저렴하게 파는 곳들이 많습니다. 이곳 장흥 또한 가격은 비슷합니다. 등심 600g이 15,000원. 고급육도 19,000원 밖에 안합니다. 고기는 여기에서 사고 먹는 것은 주변 식당으로 들고 가면 됩니다.
아주 착한 가격이죠. 맛 또한 제대롭니다.
장흥은 키조개와 전어 등 수산물의 산지입니다. 곧 키조개 축제도 열릴겁니다.
멍게가 먹음직스러워보입니다.
키조갭니다. 삼겹살과 함께 구워 먹으면 더 맛있답니다.
요녀석이 저 위의 그 키조갭니다.
아귀도 보이고. 요즘 제철 만난 쭈꾸미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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