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릿!
고창 청보리밭의 증명사진이죠.
소풍나온 아이들.
틈바구니에서 삐죽 솟아 난 유채꽃.
사랑 고백이라도 하려는 모습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괜찮겠죠?
보통의 축제장을 가면 요란하죠. 하지만 청보리밭 축제장의 풍경은 그다지 요란 할 것도 없습니다. 드넓은 보리밭 자체가 치장이니까요.
종종 걸음으로 선생님의 뒤를 따라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습니다.
보리피리도 만들어 불어보고.
무작정 뛰는 아이들. 아마 맨흙을 밟은 기분이 좋은 가 봅니다.
사진: 2007. 4월 중순
보리밭엘 가면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홍어 맛을 아는 분이라면 아! 그거. 할겁니다. 홍어하면 무침도 있고, 삼합도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보리애국입니다. 홍어 내장과 보리 새순을 넣고 끓인 애국 맛은 홍어요리의 진수라 할 수 있지요.
된장 보리국 또한 잊을 수 없는 맛입니다. 저 윗동네에 살던 시절에도 매년 봄이면 어머니는 손수 고향 나들이를 해서 보리순을 구해오셨습니다. 그 맛을 모르는 사람들은 무슨 맛으로 먹냐고들 하죠. "소 여물 씹는 느낌 아니여!" 합니다. 천만의 말씀! 드셔보시면 압니다.^^ 고향의 맛을 잊지 않게 해주셨던 어머니는 안계시지만 이 맘때만 되면 늘 생각나는 맛이 아닐 수 없습니다.
광주에서 가장 유명한 홍어집이 어디냐고 택시기사에게 물었더니 상무시장에 있는 '홍애집'을 알려주더군요. 그런데, 소문에 비해 맛은 덜했습니다. 혹 제대로 된 애국을 내 놓는 집을 아시면 알려주십시오. 쏩니다....^^
아직은 좀 이르지만 4월 중순이면 보기 좋을 만큼 자랄 겁니다. 수만평 구릉지에 펼쳐진 청보리밭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입니다. 푹신푹신한 황토 흙길을 뛰어노는 아이들, 보리피리 불며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는 어른들. 보리밥에 구수한 된장국 한 그릇 더하면 부러울 게 없습니다.
-4월 12일 부터 고창군 공음면에 있는 학원농장에서 제5회 고창 청보리밭 축제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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