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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꽃

바람처럼 피었다 사라지는 '꿩의바람꽃'

by 눌산 2012.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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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에는 순리라는게 있습니다.
작은 풀꽃도 마찬가집니다.
하나가 피고나면 또 다른 꽃이 피고지고를 반복합니다.
산에는 복수초가 가장 먼저 피고, 다음으로 변산바람꽃과 노루귀가 피어납니다.
얼레지가 피고, 너도바람꽃이 피었다 질 때쯤 되니 꿩의바람꽃이 피었습니다.
이렇듯 보이지 않는 세상에도 질서가 있는데,
유독 사람사는 세상만 난장판입니다.

뒷산에 복수초가 한창입니다.
적상산 복수초는 해발 1천 미터 고지대에 피기 때문에 느즈막히 피어납니다.
산아래 계곡에는 꿩의바람꽃이 제철을 만났습니다.
너도바람꽃이 피었던 자리에 하늘빛 현호색과 하얀 꿩의바람꽃이 장관입니다.

<클릭하면 사진을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꿩의바람꽃 꽃말은 '덧없는 사랑' '금지된 사랑' '사랑의 괴로움'이랍니다.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다음으로 피어나는 '꿩의바람꽃'은 순백의 꽃잎을 활짝 펼친 모양이 꿩의 발자국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바람꽃 종류가 워낙 많다보니 정확한 순서는 아니지만, 다른 바람꽃에 비해 비교적 빨리 꽃을 피웁니다.
더구나 순백의 하얀 꽃잎은 매마른 낙엽 속에서 단연 돋보입니다.





꿩의 다리처럼 가늘고 긴 다리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혹시 만나시거든 찬찬히 살펴보세요.
눌산은 후자에 한표입니다.





요즘 피는 작은 풀꽃들을 감상하는 포인트는 빛입니다.
사진도 마찬가지고요.
한낮보다는 오전이나 오후시간이 좋습니다.





햇볕이 없으면 꽃잎을 다물어 버립니다.
빛이 들어오면 서서히 꽃잎을 펼치고 해를 향해 모두 고개를 돌립니다.
나란히 나란히 말입니다.
그리 긴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 찬찬히 감상하는 묘미가 있습니다.





학명은 Anemone Raddeana Regal로 여기서 Anemone는 그리스어로 '바람의 딸'을 의미합니다.
꽃말은 '덧없는 사랑' '금지된 사랑' '사랑의 괴로움'으로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습니다.





꽃의 여신 플로라에게 아름다운 시녀 아네모네가 있었는데, 남편인 바람의 신 제프로스와 아네모네가 그만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이를 알게 된 플로라는 질투심에 겨워 아네모네를 꽃으로 만들어 버렸고, 슬픔에 빠진 제프로스는 해마다 봄이 오면 따뜻한 바람을 불어 아네모네가 화사한 꽃을 피우도록 도왔다는 얘기입니다. 아네모네의 별칭인 '바람꽃'이 된 이유도 그 때문이고, 꽃말은 제프로스의 슬픔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하얀 꽃잎은 꽃잎이 아니고 꽃받침입니다.
벌을 불러들이기 위해 변화된 것이라고 합니다.




꽃이 피기 전이나 이른아침 꽃받침을 보면 연한 분홍색을 띄기도 합니다.
바람처럼 나타났다 4월 말쯤 되면 열매를 남기고 사라져 버립니다. 
'덧없는 사랑',  '금지된 사랑',  '사랑의 괴로움', '사랑의 번민'이라는 꽃말처럼 말입니다.




아주 깔끔하죠.
그렇게 살고 싶은데..., 꽃에게서 인생을 배웁니다.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바람처럼 살다 가고 싶은 눌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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