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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 굽는 일을 하셨던 아버지는 늘 산에서 살았다.
덕분에 방학때면 어김없이 산 생활을 했다.
텐트라는 것도 제대로 없던 시절이라,
나무를 얼기설기 엮어 비닐을 씌운 천막 생활이었다.
대신 구들을 깔아 난방을 하는 방식으로 생각보다 춥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눈이 많이 오면 바깥 생할을 할 수 없었고,
어른들은 나무를 깎아 뭔가를 만들기도 했다.
수저나 젖가락, 목각 인형 같은 것들이었다.
때론 토끼 사냥도 했고,
무슨 목적인지는 몰라도 산을 타곤 했다.
눈 속을 헤치며 걷고 또 걸었던 기억들.
어릴적 눈에 대한 기억이다.
또 있다.
아마도, 국민학교 3학년 쯤 되었을 것이다.
충북 괴산에 계시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가는 길이었다.
청주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 폭설에 버스는 더 이상 갈 수 없었고,
캄캄한 밤길을 걸어 새벽녘이 다 되서야 목적지에 도착한 적도 있었다.
그땐 어머니와 함께였다.
당황한 어머니의 모습이 기억난다.
하지만 난 당황하지 않았다.
울지도 않았고, 오히려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던 기억.
아마도 남자니까,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그랬을 것이다.
가만 보니 어른이 되서는 일부러 눈을 찾아 다녔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강원도 인제에서 살았고,
충북 영동과 지금의 무주 또한 그렇다.
전생에 설인이었나?^^
하룻밤에 1미터도 내리던 예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올 겨울은 참 눈이 많이 내린다.












새벽부터 내린 눈이 10센티는 쌓였다.

여전히 눈이 내린다.
좋다.
그냥 좋다.
어릴적 그 기억들도 좋고,
눈 내리는 창밖 풍경도 좋다.
땀 흘리리며 눈 치우는 일은, 그 역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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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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