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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무작정 남쪽으로 달렸다.
긴 겨울 끝자락에 꼭 한번씩 찾아오는 병때문이다.
너무도 잘 아는 병이다.
부더러운 바람을 만나면 잦아드는 증세니 불치병은 아니다.
남쪽을 택한 것은 이맘때면 피어나는 야생화를 만난 요량이었다.
새벽녁 잠이 깨어 문득 떠오르는 녀석들,
바로 복수초와 변산바람꽃이 갑자기 보고 싶었다.
이 녀석들을 만날 때가 된 것이다.
다행이도 먼 길 달려왔다고 활짝 웃으며 기다리고 있다.
간간히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도 당당하게 피어 있다.
새해 첫 야생화, 변산바람꽃을 만났다.
복수초와 함께 가장 먼저 피는 꽃이다.
수많은 바람꽃 중에서도 가장 먼저 핀다.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변산바람꽃이란 이름이 붙었다.
변산에도 있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더 많이 만날 수 있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이 10cm 내외의 작은 풀꽃이다.
가녀린 꽃대와 순백의 꽃잎은 여리디 여린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언 땅이 채 녹기도 전에 핀다.
그래서 강하다.
귀여운 녀셕.
비를 피해 나뭇잎 아래 숨었구나?
잘 지냈니?
보고 싶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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