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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이야기

5월의 적상산

by 눌산 2013.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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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다. 아니 시리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가을은 위에서 아래로, 봄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 간다. 그 봄이 적상산을 점령하기 일보직전이다. 바라보는 산도, 그 안에서 들여다 보는 산도, 온통 초록 일색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산을 오르는 일을 입산(入山)이라고 했다 한다. 요즘 우리가 쓰는 등산(登山)이란 표현 자체가 없었다는 얘기다. 산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던 조상들과 정복의 대상으로 여기는 이 시대 사람들의 차이라 할 수 있겠다. 산은 온갖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자연재해로 부터 보호하며, 사람들의 삶과 하나가 되었던, 생활의 일부였으니 그럴 수 밖에.
 
느린 걸음으로 5월의 적상산을 오른다. 아니, 그 산 속으로 들어간다. 오늘의 코스는 안국사에서 서창탐방소까지 하산 길이다.


적상산 하늘길이다. 해발 1천 미터에 자리한 안국사에서 향로봉 정상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낙엽이 채곡채곡 쌓인 말랑말랑한 길이다. 산이 무서운 사람도 이런 길이라면 하루 종일 걸어도 좋을 것이다.

적상산 하늘길 : 산꼭대기 안국사 주차장에서 200 미터만 올라가면 능선길이다. 갈림길에서 우측방향 향로봉까지 갔다가, 적상산 최고의 전망대인 안렴대를 거쳐 안국사로 되돌아 오는 길이다. 왕복 두어 시간이면 충분하다. 지금가면 거대한 피나물 군락을 만날 수 있다. 나도바람꽃과 개별꽃, 현호색이 지천으로 널린 꽃길이다.










향로봉과 서창탐방소 갈림길에서 서창방향으로 30 미터만 가면 만날 수 있는 피나물 군락.










해발 천고지는 연한 연둣빛이다. 아래로 내려갈 수록 초록은 짙어 진다.










적상산성 서문터.










최영 장군이 길을 막고 있는 바위를 장도로 갈라 길을 냈다는 장도바위.




























갈증이 날 때 쯤 샘터가 있고, 마지막으로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적당한 그늘과 쉬어 가기 좋은, 전망 좋은 너럭바위도 곳곳에 있다.










다 내려왔다. 서창마을. 우리동네다. 이 멋진 산 아래 산다는 게 복이다. 더불어 이 드넓은 정원을 갖고 산다. 적상산이 눌산네 정원이란 얘기.

단풍나무가 우거진 서창탐방소까지 내려오는 동안 점점 짙어지던 연둣빛이 완연한 초록이 되었다.










적상산에서 만났던 야생화들. 삼색병꽃나무, 풀솜대, 윤판나물, 꽃마리, 벌깨덩굴, 알록제비꽃, 각시붓꽃, 꿩의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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