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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오지

강원도 오지마을에서 하룻밤

by 눌산 2014.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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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한파가 한 풀 꺾인, 어느 봄날같은 지난 1월 초에 나는 강원도 어느 오지마을에 있었다.
그곳에서 이틀 밤을 먹고 자고 놀았다.


눌산은 여행가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고, 모르는 곳이 없는 오지여행가이다.
하지만 이제, 오지는 없다.
그저 오랜 추억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과거에 오지로 불리던 곳들 대부분이 지금은 전혀 다른 세상이 되었다.
먼지 폴폴 날리는 흙길도 없고, 뜨근뜨근한 아랫목이 있는 오래된 집도 찾기 힘들다.
도로는 대부분 포장이 되었고, 전기가 들어오고, 전화는 빵빵 터진다.



오지여행가가 오지를 찾는 일이 하늘의 별을 따는 것 만큼이나 힘든 일이 되었다.
그렇다고 슬프거나 아쉬운 마음은 없다.
낡은 흙집이 번듯한 콘크리트 집으로 변한 걸 보면서 한평생 소원이었을 새 집을 짓고 환한 미소를 지을 그 집 주인의 얼굴을 떠올리면, 그저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우연히 강원도 인제에서 홀로 사시는 할머니를 만났다.

메주 냄새 솔솔 풍기던 그 아랫목이, 여전히 그립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호사가 아니었나 싶다.



도시인들에게는 추억이고 꿈일지 모르지만, 할머니는 불편하다고 했다.
하지만 평생 익숙한 이곳이 더 좋다고도 했다.
떠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여전히 떠나길 바라는 가족이 있지만, 할머니는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발갛게 타오르는 저 불꽃을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불렀다.
온 몸으로 스며드는 따스한 온기를 고스란히 담아가고 싶었다.















화롯불에 고구마가 익어 간다.
구수한 고구마 냄새가 솔솔 풍긴다.
굳이 뒤적이지 않아도 익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피자,치킨을 외치던 녀석들도 잘 먹는다.



맛이 어때?

맛있어요.
진~짜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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