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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겨울 강

by 눌산 2014.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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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을 섬진강 강마을에서 보냈다.

겨울이면 썰매를 타고, 아이스하키를 하고 놀았다.

아이스하키라고 뭐, 별다를 건 없다.

나무를 깎아 스틱을 만들고, 또 나무로 만든 공을 치고 노는 것이다.

얼음 위에서 하는 놀이다 보니 물에 빠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럴 때는 나뭇가지를 주워다 불을 피우고, 옷을 말렸다.

그대로 집에 들어가면 혼나니까.

뭐든 스스로 해결해야 했던, 행복한 유년의 기억이다.


하지만 그런 강이 이제는 좀 낯설다.

산밑에 산지가 오래되서 그런지, 강은 이따금 찾아가는 추억의 장소 정도랄까.



금강이다.

4대강 공사에 이 금강이 들어가 있긴하지만, 대청댐에 스며들기 전까지는, 여전히 강다운 모습이 남아 있다.

인간의 손이 닿은 강은 썪어가고 있다.

하지만 금강 상류는 수초와 모래톱이 자연정화 역활을 한다.







물안개와 아침해에 빛나는 강물이 눈부시다.

아무리 바빠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강변으로 내려선다.







강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

그렇다고 급하게 서두르진 않는다.

여울과 소를 만나면서 알아서 속도를 조절한다.

덕분에 여울과 소에는 각각의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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