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00km로 달리는 KTX도 모자라 이제는 ‘달리는 일등석’이라는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등장했다. 속도만으로는 만족이 안 되는 세상이다. 최소한 프리미엄급 정도는 되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와중에 쇠락해가는 소읍 이야기를 하자니 민망해질 법도 하다. 하지만 속도나 편리함만을 추구하다가 놓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대부분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고, 낡고, 깊은, 소읍의 뒷골목으로 떠나고자 한다. 소읍 기행 두 번째는 전북 정읍과 과 충북 옥천이다.
향수 30리길에서 만난 늦가을 풍경, 옥천
가는 날이 장날이다! 5일과 10일 열리는 옥천 오일장은 근동에서 가장 큰 장이다. 뻥이요~ 소리와 함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옥천 읍내를 가로지르는 금구천을 건너면 바로 장터다. 입구부터 빼곡히 들어선 좌판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바다가 없는 내륙이지만 이날만큼은 해산물도 풍부하다. 대전이 가까워서 그런지 여행 삼아 찾아오는 외지인들도 많다. 상설시장을 중심으로 도로변까지 점령한 좌판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 탓인지 신발가게에는 털신이 맨 앞에 진열되어 있다.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도톰한 겨울옷들이 건물 벽에 걸리고 제철 맞은 곶감용 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은 당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가게다. 쌀쌀해진 날씨에 어묵 국물 맛이 일품이다. 줄지어 같은 곳을 향해가는 어르신들의 뒤를 따라갔다. 아니나 다를까 장터 국밥집으로 들어가신다. 역시 장터의 얼굴은 국밥이다. 뜨거운 국물을 후후 불며 그릇째 들고 마시는 상상만으로도 시장기가 돈다.
2대째 국밥을 말고 있는 ‘초량순대‘다. 옥천에는 소문난 맛집이 여럿 있지만, 이 집은 지역주민들에게 인기가 많은 집이다. 자리를 잡고 앉으신 분들은 장보러 나온 시골 어르신들이고,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주변 상인들에게는 배달을 나간다.
이제 배도 채웠으니 구읍으로 향한다. ‘구읍(舊邑)‘은 말그대로 옥천의 옛 마을이다. 정지용의 시 ‘향수’의 배경이 된 곳으로 1900년대 초까지 옥천의 생활경제 중심지였던 죽향1리와 3리, 상계리, 하계리, 문정1리, 교동리 등 5개 마을(행정구역상으로 묶여있지는 않지만)을 ‘구읍’으로 부른다. 구한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100여 년 옥천의 변천사를 볼 수 있는 구읍에는 정지용 시인 생가와 문학관이 있다. 특히 ‘향수’의 시구를 비롯해 많은 정지용의 시를 벽화로 옮겨 놓은 ‘실개천이 흐르는’ 골목을 따라 걷노라면 어느새 문학적 감수성으로 충만해진 자신의 내면을 만날 수 있다.
옥천은 대청댐이 맞물려 있다. 보은방향 37번 국도가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대청댐을 끼고 도는 구(舊) 도로는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이다. 이 길은 ‘향수 100리 자전거길’과 함께 간다. 읍내에서 5분만 벗어나도 고즈넉한 대청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댐 건설로 수몰된 마을의 뒷산이 이제는 섬처럼 보이고 경사진 산비탈에 기대어 너댓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들도 지난다. 굳이 목적지를 정하지 않아도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들어가면 하나같이 그림 같은 풍경들을 만날 수 있다. 늦가을 볕에 은빛으로 빛나는 억새와 곱게 물든 감나무 이파리,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한 벚나무 가로수길도 가을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그림들이다.
다섯 가구가 사는 대청댐 강마을 소정리 버스정류장에서 멈춰 섰다. ‘시인의 책상’이라고 이름 붙은 이 버스정류장은 국내 공공예술계에서 주목한 대규모 프로젝트였던 ‘향수 30리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낡은 버스정류장에 색과 이야기를 입혔다. 공공예술을 통해서 쇠락해가는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취지의 사업으로 지엽적인 공간에 행해지던 기존의 공공미술, 공공디자인의 범위와 형태를 넘어서 이처럼 사람 중심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버스정류장 위에 책과 독서등, 잉크, 펜이 올려져 있고, 커다란 나무의자가 그 옆에 놓여 있다. 사람들은 이 독특한 풍경에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
버스정류장 아래로 대청호와 맞댄 소정리 마을이 있다.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 아래 황토방으로 변신한 낡은 담배건조막이 인상적이다. 주민 한 명이 지붕 위에 호박고지와 고추를 널고 있다. 멀리 대청호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낸다.
국화향이 진동하는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나지막한 지붕이 편안하게 다가오는 작은 카페 ‘오네마루’가 있다. 구옥을 개조해 도예가인 주인장의 작업실 겸 카페으로 이용되는 공간이다. 길에서 보이지 않아 모르면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는 위치지만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카페 내부로 들어가면 커다란 창문으로 은빛 억새물결이 장관인 대청호가 한편의 슬라이드처럼 흘러간다.
다시 37번 국도로 올라섰다. 드라이브 길은 대청호반을 무대로 조성 된 '멋진 신세계'라는 이름의 공공예술 프로젝트 공간이 있는 장계 국민관광지까지 이어진다. 20여 편의 시를 새겨넣은 시비 숲과 가을 호수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산책코스가 기다린다. 또한 정지용의 시와 금강을 주제로 건축가와 디자이너 등이 참여해 만든 재밌고 독특한 조형물이 이곳을 운치 있는 공간으로 탄생시켰다.
이곳에서 장계교를 건너 인포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안남 초등학교를 찾아가면 둔주봉 입구를 만나게 된다. 삼림욕 코스로도 좋은 숲길을 따라 둔주봉에 오르면 영락없는 한반도 지형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금강 물줄기가 골짜기 깊숙이 스며들어 만든 걸작이다. 길은 575번 지방도로를 따라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가 있는 금강유원지로 이어진다. 일부 비포장도로 구간이 남아 있지만 승용차로도 무리 없이 갈 수 있다. 금강유원지는 근교 도시인들의 휴식처로 강변의 한가로운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금강이 대청호에 스며들기 직전 숨고르기라도 하듯 속도를 늦춰 여울과 모래톱을 지나며 천천히 흘러간다. 잠시 차를 세우고 강변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고운 모래와 둥글둥글한 자갈밭이 어우러져 있어 사색과도 같은 산책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여행 Tip]
경부선 철도와 경부고속도로가 지나는 옥천은 기차뿐만이 아니라 버스 같은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서울역에서 기차를 이용하면 무궁화호 기준 약 2시간 10분 소요. 버스는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세 번(10시, 14시, 18시) 운행 한다. 약 2시간 소요.
순대국밥을 내는 ‘옥천 초량순대(043-732-1527)’는 5일과 10일 장이 서는 옥천 장터 입구에 있다.
낡고 오래된 골목에서 미래를 만나다. 정읍
정읍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내장산이다. 2016년에 재선정 된 정읍9경(井邑九景) 중 제1경이 내장산 단풍터널로 내장산은 명실 공히 우리나라 최고의 단풍명소 중 하나이다. 산 자체도 아름답지만 내장산국립공원 매표소에서 내장사까지 약 3.2km 구간이 단풍의 백미다. 가을 단풍철뿐만이 아니라 내장산 일대는 주말이면 전국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하지만 불과 10분 내외의 거리에 있는 정읍 시내는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외지인들이 시내에 들어오는 것도 소문난 맛집을 찾아오는 것 정도가 전부다. 그렇다고 볼거리가 없는 게 아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소읍답게 골목 여기저기를 걸으며 오래된 상점들과 건물들을 만나는 재미가 무척이나 쏠쏠하다.
정읍시청에 주차를 하고 구도심 골목투어에 나섰다. 정읍(井邑)을 말 그대로 풀어보면 샘고을이 된다. 그런 이유로 샘, 시암, 새암이란 상가 간판과 도로명 주소가 눈에 띈다. 시암과 새암은 전라도 방언으로 샘을 뜻한다. ‘시장 터’란 뜻을 지닌 시기동(市基洞)의 ‘샘고을 시장’ 일대가 중심부로 구도심은 두어 시간이면 다 돌아볼 수 있을 만큼 넓지 않다. 구도심은 크게 샘고을 시장 사거리와 구 먹자골목, 쌍화차거리, 그리고 여전히 본정통(本町通)으로 통하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 거주지였던 새암로 상가골목으로 나뉜다. 주로 새암로 일대에 현대식 상권이 형성되어 있고 그 골목 사이사이에 30~50년 된 상가들이 여전히 문을 열고 있다. 정읍여행은 구도심의 낡고 오래된 상점을 찾아보는 여행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시청에서 직선거리로 100m 거리인 쌍화차 거리로 들어섰다. 시청 삼거리 횡단보도를 건너 정읍여자중학교를 끼고 골목을 돌면 ‘전설의 쌍화차거리’란 표지판과 함께 약 200m 정도 골목에 쌍화차를 내는 상점 15곳이 자리 잡고 있다. 정읍시내 전체 37곳의 쌍화차집 중 절반이 넘는 찻집이 이 거리에 집중돼 있다. 정읍9경 중 제 8경으로 선정될 만큼 이 거리는 정읍의 명소가 되었다. 정읍이 쌍화차의 고장이 된 이유가 궁금했다. 쌍화차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재료가 바로 숙지황이라 한다. 정읍 옹동면이 바로 숙지황의 원재료인 지황의 주요 재배지였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쌍화탕을 내는 찻집이 하나둘 들어서게 됐고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더러 찾아오기도 하지만 여전히 주 고객은 지역 주민들이다. 특히 찬바람이 부는 요즘 같은 계절이면 진하게 우려진 뜨거운 쌍화탕과 함께 노릇노릇 구워나오는 가래떡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쌍화탕을 달이기 시작해 지금은 ‘인사동’이라는 전통찻집을 운영하는 쌍화차거리 상인회 이공식 회장은 대추와 생강, 계피, 황기, 숙지황, 곽향 등을 넣고 전통옹기에 13시간 이상 달인 후 다시 24시간 숙성 과정을 거쳐 쌍화탕을 만든다고 했다. 좋은 약재도 중요하지만 정성과 시간이 좋은 결과물을 만든다는 것이다. 잣과 밤이 듬뿍 들어간 쌍화탕의 맛은 진하다. 한약재와 생강의 톡 쏘는 맛이 어우러져 한 잔을 다 마시고 나면 절로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쌍화차거리가 끝나는 지점에 우암로(路)가 이어진다. 이 길에는 우암 송시열선생이 조선 숙종 15년(1689)에 제주도로 유배되었다가, 다시 서울로 압송되던 도중에 사약을 받고 생을 마친 곳으로 송우암수명유허비(宋尤庵受命遺墟碑)가 있다. 건물 뒤에 가려져 있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유허비 바로 옆에는 무려 50여 년 동안 모자만 만들고 있다는 이종태 모자 장인의 ‘영진모자점’이다. 이종태 대표는 서울에서 모자공장 공장장으로 재직하면서 두 전직 대통령의 모자를 만들면서 유명해졌다. 30여 년 전 고향 정읍으로 돌아와 ‘영진모자점’을 열고 지금에 이르렀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100년 전통의 ‘샘고을시장’이다. 1914년 근대시장으로 등록되어 2일·7일(5일장)장으로 운영됐으나 1978년 현대화사업을 거치면서 현재의 상설시장으로 바뀌었다. 호남선 철도가 지나는 교통중심지로 한때는 인근 순창, 고창, 부안 지역 주민까지 이용하는 전북 서남권지역 최대 상권의 중심지였다. 여전히 400여 개 점포가 입주해 있지만, 농수산물이나 과일, 생활용품을 제외하면 예전의 명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시장 골목골목마다 자리 잡고 있는 3대째 전통 수공제작기법 그대로 제작 판매하고 있는 국악기점이나 대장간, 솜틀집, 뻥튀기집 등 요즘은 보기 힘든 수십 년 된 상점들을 둘러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다.
시장을 나와 100년 역사의 ‘시기동 성당’으로 향한다. 전주의 전동성당의 모습을 그대로 축소해놓은 듯 닮아 있다. 성당 맞은편 골목에는 50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중고책을 팔고 있는 ‘서울서점’이다. 서점 안으로 들어서자 묵은 책 냄새가 정겹다. 좁은 진열장에는 헌책이 빼곡히 쌓여 있다. 정읍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이라면 이 집 한 번 드나들지 않은 사람이 없단다.
다시 큰 도로로 나오면 현재의 중심상권이자 일제강점기 일본인 거주 지역이었던 『새암로』로 이어진다. 이 거리에서 눈여겨볼 곳은 고려당 건물로,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우체국으로 쓰였던 곳이다. 현재는 금은방과 신발, 옷가게로 바뀌었지만 2층은 적산 가옥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정읍에도 적산가옥(敵産家屋)이 많이 남아 있는데, 대부분 이렇듯 상가로 개조돼 사용되고 있어 옛 모습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새암로 상가 중에서 가장 오래된 상점인 ‘스타사진관’은 40년 째 이 골목을 지키고 있다. 겨우 사진관으로서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는 문규관(72) 대표는 올해 새암골 예쁜 상가 선발대회에서 상인회장상인 ‘오래된 이웃’ 상을 받았다. 드라마 세트장 같은 스튜디오의 모습을 보니 반듯하게 앉아 정면을 주시하고 사진을 찍었던 어릴 적 생각이 난다. 낯선 여행길, 오래된 사진관의 카메라 앞에서 피사체가 되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지 않을까?
정읍의 웬만한 상점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지역 활성화 연구소 정금성 대표에게 맛집 추천을 부탁했더니, 그 지역 음식 맛의 잣대가 되는 백반과 시장의 팥죽, 쑥국을 추천해 주었다. 모두 구미가 당기는 음식들이지만, 그중 지역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쑥국을 먹기로 하고 ‘충남집’을 찾아 갔다. 연세가 여든 다섯이라는 서금옥 할머니가 반갑게 맞이해 준다. 46년 된 식당은 허리를 굽혀야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낮은 건물이다. 낡고 오래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실내는 열 명 남짓 앉을 수 있는 공간으로 주방에 서 계시는 할머니와 얼굴이 맞닿을 만큼 좁다. 메뉴는 콩나물국과 사철 쑥국, 청국장이다. “뭐가 맛있을까요?”했더니 “우리 집은 쑥국이지”하신다. 팔팔 끓는 뚝배기에서 진한 쑥향이 풍긴다. 시래기와 쑥을 적당히 섞어 끓여 낸 쑥국은 해장국으로 많이들 찾는단다. 딸 시집보낼 때 하루, 친정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사흘, 그러니까 46년 동안 식당 문 닫은 날이 딱 나흘뿐이었다는 할머니는 아들 장가보낼 때도 서울에서 결혼식 마치고 내려와 저녁에 가게 문을 열었단다. 따로 쉬는 날이 없이 항상 문을 열다보니 혹시 왔다 그냥 돌아가는 손님이 있다면 미안해서....
"밥 많이 묵어야혀. 요새 쌀금이 너무 싸서, 그것이 농민들 도와주는 길이여~ 난 노래자랑 봐야씅게 찬찬히 많이 묵어 이잉~“
깍두기 한 사발 더 갖다 놓으시더니 방으로 들어가 버리신다. 전국노래자랑 봐야한다면서. 허한 가슴 순식간에 녹아내린다. 따뜻한 말 한 마디, 밥 한 그릇에 정이 철철 넘쳐흐른다.
소화도 시킬 겸, 초대 정읍현감을 지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사당인 충렬사를 지나 정읍시청 뒤 구미동 벽화마을을 걸었다. 마을 풍경과 조화를 이룬 특색 있는 그림들이 인상적이다. 담벼락 사이로 난 하수구 구멍은 나무옹이로 그려 맞췄고, 감나무 가지는 담벼락에 척 걸쳐 그려 놓았다. 어느 것 하나 마을의 풍경을 거스르는 것이 없다. 벽화를 보며 걷다보면 참신한 아이디어와 위트에 어느새 슬그머니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읍에도 ‘걷기 길’이 조성되어 있다. 옥정호 주변을 걷는 ‘대장금 마실길’로 이곳은 조선왕조실록에 전하는 중종의 어의녀이자 드라마 속 주인공인 장금이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다. 정읍시 산내면 종성리 황토마을 기점으로 3.24km, 1시간 30분 내외의 1코스는 옥정호 주변을 따라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코스로 시원스럽게 펼쳐진 호수 풍경과 호젓한 산길이 운치 있는 분위기로 부담 없이 가볍게 걷기 좋은 길이다.
여행 Tip
호남선 철도와 호남고속도로가 지나는 정읍은 열차와 버스 같은 대중교통 이용이 편하다. 정읍역이나 정읍시외버스공용터미널에서 구도심까지는 1.5km 내외로 모두 걸어서 이동이 가능한 거리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정읍시청 주차장을 이용하면 무료다.
찻집 인사동(063-532-7742)은 ‘쌍화차거리’ 장명동 주민 센터 앞에 있다. 대추탕과 쌍화탕이 이 집의 주 메뉴다. 가격은 6천원. 정읍 쌍화차 협동조합(010-5531-7084)을 통해서 택배 주문도 가능하다. 쌍화차 20봉 한 박스 40,000원. 쑥국을 내는 충남집(063-531-8482)은 구 먹자골목 금오호텔 뒷골목에 있다. 아침 6시부터 저녁 9시까지 쉬는 날 없이 매일 문을 연다.
[글·사진] 눌산 여행작가
주간조선 [2435호] 2016. 12. 5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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