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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오지

강원도 정선 연포마을-소사마을-평창 문희마을

by 눌산 2008.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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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동강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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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변해도 동강은 흐른다.


참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이다. 세상이 그러하니 사람이 따라 갈 수밖에 없지 않는가, 오랜만에 소주잔을 앞에 한 친구는 반문한다. 그렇다고 오랜 지기와의 술자리까지 번갯불에 콩구워먹 듯 급해서야 되겠는가.

소달구지 덜컹대던 시골길이 그립고, 느리게 흐르는 강가에서 뒹굴던 그 어린 시절이 그립다. 그럴 때면 찾던 곳, 조양강이 정선 땅을 파고들다 몸서리치며 똬리를 트는 곳, 바로 동강 변 오지마을 연포와 소사마을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동강을 찾았다. 흐르는 듯, 멈춰선 듯 느리게 흐르는 물줄기만은 여전했다. 10여년 전 댐이 생긴다고 난리법석을 떨기 전 동강은 삶에 지치고, 고향이 그리워 힘겨워 할 때 요긴한 위안이 되어주던 곳이다. 언제 찾아도 넉넉하게 품안 가득 정을 듬뿍 퍼 안겨주던 곳, 하지만 그 곳으로의 발걸음은 늘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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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을 사람들에게 나룻배는 외부와의 유일한 통로였다. 지금은 대부분 사라지고 다리가 놓였다.

느린 물살은 래프팅 보트에 휩쓸려 빠르게 흐른다.
한가로움으로 대변되던 동강 변의 풍경은 매끈하게 포장된 콘크리트 길 마냥 급하게 세상 밖으로 나오는 중이다. 정겹던 그 고향마을 품안을 찾아 떠난 연포와 소사마을의 아침을 열어본다.


'선생 김봉두'란 영화가 있었다. 예미초등학교 연포분교가 그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산내분교다. 촌지를 무리하게 받다가 강원도 시골 분교로 발령난 김봉두(차승원)가 찾은 산내분교. 김봉두가 묶던 사택, 아이들이 뛰어 놀던 운동장도 그대로이고, 칠판에는 영화 촬영 지를 찾아 온 여행자들과 배우들이 남기고 간 낙서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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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동강은 한가로움이 느껴지는 그런 곳이다. 정무룡 씨의 노젖는 모습을 보니 다시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이른 아침의 연포마을은 안개로 자욱하다. 하룻밤에 세 번 달이 뜨는 삼형제봉의 짙푸른 신록 앞에 마을 앞을 가로막고 선 뼝대 아래 흐르는 물빛은 옥빛으로 빛나고, 황톳빛 토담집과 적당한 모래와 하얀 자갈이 깔린 강변 풍경이 아름다운 아침이다.


연포와 소사마을에는 변한 게 있다. 소사마을과 연포마을을 이어주던 줄 배가 사라지고 작은 다리가 생겼다. 물이 불면 오도가도 못하던 연포마을까지 자동차로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편리함에 금방 익숙해진다. 늘 좀 더 편한 걸 찾게되고, 또 예전의 불편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욕심이 많아서일 것이다. 느릿 느릿 건너다니던 나룻배 시절이 좋았다고 하면 그것 또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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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족령 전망대에서 바라 본 사행천 동강. 멀리 소사 마을과 연포 마을을 이어주는 다리가 보인다. 문희마을에서 칠족령을 넘어 연포마을까지 걸어가는 중이다.
 

물안개를 젖히며 서서히 햇살이 다가온다. 물위를 떠돌던 안개는 산자락을 휘감고 돈다. 동강보다는 그 곳의 사람이 좋아 찾았었는데, 이젠 동강을 찾아 그곳으로 가게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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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포 마을의 이향복 할머니 21살때부터 28년간 뗏목을 운반하던 뗏군들을 상대로 주막집을 하셨던 분으로
'인간극장'과 '선생 김봉두' 영화에도 나오셨다.

할머니께 옛날 말씀도 듣고, 구성진 정선 아리랑 한 곡조 들을 수 있었다.

"....(중략) 황새여울 된꼬까리야 뗏목만 잘보내주서요.
만지나루 전산옥씨 여흥 술판 차려노서요"
 

황새여울과 된꼬까지 여울은 뗏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물살이 거센 여울로 뗏목이 뒤집어 지고 사람이 상하기도 했다고 한다. 만지나루 전산옥은 두 여울을 모두 지난 어라연 아래 만지나루에 있던 객주집 여주인의 이름.


[Tip] 중앙고속도로 서제천나들목-영월, 태백방향 31번 국도-신동읍-유문동 표지판을 따라 고성리 방향으로 좌회전-동강 고성리 안내소에서 콘크리트 포장이 된 좁은 길로 좌회전- 원덕천마을-물레재-소사마을-강 건너 마을이 연포, 마을 한가운데 연포분교가 있다. 고성리의 동강안내소 앞에서 물레재를 넘어 소사마을까지 6km 가량의 길은 콘크리포 포장이 되어 있지만 노폭이 좁고 고갯길이라 조심 운전해야한다.


[트레킹 코스] 소사마을에서 다리를 건너면 연포마을이고, 강을 따라 하류로 30분 쯤 내려가면 거부기마을이다.
여기서는 더이상 강을 따를 수 없고, 칠족령을 넘어야 한다. 칠족령은 사행천 동강을 한눈에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고개를 내려서면 평창군 미탄면의 문희마을이다.
소사마을-연포마을-거부기마을-칠족령-문희마을 (약 3시간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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