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을-오지

괴산 용추골에서 만난 선녀

by 눌산 2008. 4. 28.
728x90



괴산 선유동에서 사기막리 용추폭포까지....



괴산에는 산이 많다. 그만큼 골이 깊고 물이 맑을 수밖에..... 선유동, 화양동, 쌍곡구곡 등 내노라하는 골짜기만 해도 수두룩하다.

평일이라 선유동은 텅 비어있다. 아니, 떼거지로 몰려올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물소리 새소리 벗삼아 물에 발을 담그니 신선이 따로 없다. 근사하게 폼잡고 신선놀음이나 해볼까 하다 지도를 뒤적여 비포장 고개를 하나 넘어보기로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녀를 만난 용추폭포

선유동에서 괴산읍을 가려면 주로 19번 국도를 타는 게 보통이지만 비포장도로인 49번 지방도로를 타고 고개를 하나 넘으면 지름길이 된다. 성지문화사 발행 10만 분의 1 지도에는 포장도로라 표기돼 있는데, 선유동계곡 입구인 송면 삼거리에서 '사기막리' 마을까지는 분명 비포장도로다. 도로 상태는 승용차도 무난하게 넘을 만한 하다. 고갯마루 우측으로 거대한 바위산인 갈모봉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간간이 넘나드는 마을 사람들 뿐, 외지인이 이 길을 찾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사기막 마을까지는 정확히 5km, 고개를 넘어서자 아담한 분지를 이루고 있다. 사방이 꽉 막힌 마을에는 5가구가 산다. 빈집이 더 많아 폐촌 같은 분위기지만 쓸만한 땅은 죄다 외지인 손에 넘어간지 오래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유동에서 고개를 넘어서면서 만나는 사기막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을에는 빈집이 더 많다.

마을 앞을 흐르는 계곡은 거의 메마른 듯 하지만 하류로 내려가면 근사한 폭포가 턱하니 버티고 서 있다.
용추폭포. 경기도 가평이나 경상북도 영덕, 경상남도 함양, 강원도 동해에도 같은 이름을 가진 용추폭포가 있다. 마을 끄트머리에서 계곡을 따라 난 농로로 10여분 걸어 들어가면 옥녀봉 암봉 아래로 하늘을 가린 숲길이 열린다. 혼자 걷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길이다. 둘이 손잡고 걷기 딱 알맞을 만큼의 폭과 나뭇잎으로 적당히 다져진 말랑말랑한 길이다. 숲길은 옆으로 계곡과 함께 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용추폭포

15분쯤 평탄한 길을 걸어 들어가면 용추폭포의 우뢰와 같은 물소리가 들려온다. 옛날 이 폭포에서 용이 나왔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너럭바위 곳곳에 움푹 파여져 있는 웅덩이가 용의 발자국이라는 얘기. 계곡 50여m에 걸쳐 2단으로 흘러내리는 폭포의 좌우로 둘러쳐진 성벽 같은 거대한 바위가 장관이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구성진 노랫가락이 골짜기를 흔든다. 선녀인가 했더니 두 여자 분이 춘향가 한 대목을 토해내고 있다. 그냥 취미라고 하는데, 예사롭지 않은 솜씨다. 마을에 사는 한 분과 청주에서 오신 선생님이란다.  참으로 혼자보긴 아까운 광경이었다. 방해될까 먼발치에서 한참을 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용추골에서 만난 선녀.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