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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여행

서울, 걷기

by 눌산 2020.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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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면 으레 서울행 기차를 탔다. 그러니까 거의 40~50년 전 얘기지만, 주산학원 가는 시간 말고는 매일 저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궁에서 보냈다. 생각해보니 저 궁에는 나의 유년시절 추억이 꽤 많다. 솜사탕 맛을 처음 보고, 기린을 난생 처음 본 곳도 저곳이다. 인형을 처음 가져본 것도 저 문 앞에서 산 사슴 인형이다. 입에서 살살 녹는 바나나 맛을 처음 본 곳도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유진 상가다. 아무튼 어린 시절 난 이 일대 추억을 꽤 많이 갖고 있다. 간만에 파란 하늘과 오랜 추억을 만난 아침이다.

(사진 : S9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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