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의 정보교류와 휴식을 위한 공간
9미터 절벽 아래 있는 대지의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완성한 건물
무주읍 동쪽, 보건의료원 맞은편에 독특한 건물 한 채가 있다. 대도시에나 어울릴 법한 건물에는 ‘무주 농민의 집’이라는 큼지막한 표지판까지 걸려 있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무주 농민의 집은 농민들의 정보교류와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지난 2003년 문을 열었다. 무주읍 당산리 도로변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농민의 집 뒤편으로는 농업기술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계단식 경사진 언덕에 건축하다 보니 앞의 건물이 수직으로 우뚝 솟으면서 뒷건물을 가린 것. 협소한 대지에 숨은 듯 들어선 건물들의 공간 구성이 매우 뛰어나다.
농민의 집은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1, 2층에는 농민마당, 전통식품 교육장, 정보화교육장, 화상영농상담실 등 각종 교육 상담장이 들어서 있으며, 3층은 농민사랑방과 소회의실, 휴게 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장에서는 연중 농민들을 위한 교육이 진행된다. 지난 여름에도 과일잼 만들기와 디저트 만들기, 그리고 농업인들을 위한 마케팅 교육이 있었다. 교육 내용은 대부분 농민들이 수확한 농산물의 판매와 가공에 필요한 내용들이다.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는 ‘반딧불농업대학’도 이곳 농민의 집에서 문을 연다. 사과와 포도 등의 재배 방법을 농민들에게 교육하는 무주군 반딧불농업대학은 농민의 집 세미나실과 정보화교육장, 선진농업 현장 등에서 실시된다. 이처럼 농민의 집이야말로 명실상부한 무주군 농민들의 교육·정보교류·화합의 공간이다.
농민의 집에는 이 외에도 무주군 귀농·귀촌협의회와 무주군 4H본부, 농업경영인 무주군 연합회, 무주산머루클러스터사업단 등의 단체 사무실도 함께 입주해 있다.
농민의 집은 건축학도들의 무주 공공건축물 답사 코스 중 단연 인기가 높은 건물이다. 그 이유로 9미터 절벽 아래 있는 대지의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정기용 건축가는 일반적인 건물과는 다른, 농민들의 공간이라는 이유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건물에 점점 어려워지는 농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설계했다.
정문을 통해서 내부로 진입하면 9미터 절벽이라는 지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계단과 복도로 이어지는 건물 내부는 마치 미로처럼 생겼으며 한 계단씩 오르다보면 어느새 건물 뒤편 농업기술센터 마당에 들어선다. 전면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건물 맨 꼭대기의 전망대가 비로소 눈앞에 보인다. 건축가는 무주의 전경을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망대를 구상했다. 좀 더 솔직히 얘기하면 농민들이 자신들의 농토를 새롭게 조망하고 전망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음에서다.
건축가는 언제나 땅의 의미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건축에 담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과 풍경을 각별하게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무주의 농민들은 건축가의 간절한 바람처럼 오늘도 농민의 집에서 미래의 농업을 준비한다.
[TIP] 주소 : 전라북도 무주군 무주읍 한풍루로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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