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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이야기

무주읍 서면마을-용포리-요대마을 세 마을을 잇는 소이길 트레킹

by 눌산 2023.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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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무주마을로가는축제 시작!

플리마켓, 무주버스투어, 반디야행, 트레킹, 캠핑 등 프로그램 풍성

2023년 무주마을로가는축제가 시작되었다. 527일과 63, 4, 5일 열리는 무주마을로가는축제는 무주읍 대차리 서면마을에 있는 소이나루공원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번 축제는 62일 개막하는 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 기간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무주군 내의 마을에서 즐기는 축제라는 의미에 맞게 대부분 마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지역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인 그녀들의 플리마켓과 버스를 타고 무주의 주요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무주버스투어’, 트랙터 마차를 타고 이동하는 반딧불이 탐사 프로그램인 반디야행’, 요대마을 앞 강변에서 즐기는 캠핑과 소이나루공원에 설치된 캠핑카 숙박, 마을길 해설사와 함께 하는 소이길 트레킹등이 있다.

때 묻지 않은 농촌 마을의 자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인 촌캉스가 하나의 여행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무주마을로가는축제를 통해 마을 주민들은 소득을 올릴 수 있고, 도시민들은 유명 관광지 못지않은 자연환경과 더불어 여유로운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특히 무주산골영화제 기간 무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무주마을로가는축제는 무주의 또 다른 맛과 멋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금강변 옛길, 여유롭게 즐기는 소이길 트레킹

6월 기획특집으로 서면마을 소이나루공원을 출발해 용포리, 요대마을 옛길을 따라 걷는 소이나루길을 취재했다. 기존 금강변마실길 구간을 포함해 총 7km 거리인 이 길은 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소이길은 소이나루(召爾津)에서 따왔다. 서면마을의 본래 지명은 큰 마을이란 뜻의 대촌(大村)’으로 예나 지금이나 무주에서 마을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그 이전 지명은 소이진(召爾津)’서호(西湖)’였다. 소이진, 즉 소이나루는 무주를 들고 나는 나루가 있어 붙여진 지명으로, 나루 주변에는 관리들의 숙소인 소이원(召爾院)’이 있었다. 마을 입구에는 조선 선조 때 당시 금산군수인 이안눌이 재임시절(1611~1613)에 지은 소이진시비가 세워져 있다.

소이나루는 37번 국도가 뚫리기 전까지 무주에서 금산으로 향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무주읍에서 소이나루를 건너면, 더 이상 강을 건너지 않고도 금산까지 갈 수 있었다. 그 길이 지금은 금강변마실길이란 이름의 걷기 길로 조성되어 있다. 소이나루에서 배에 자동차를 싣고 강을 건넜다는 기록도 전해온다. 그만큼 소이나루는 무주를 드나드는 주요 관문이었던 셈이다.

소이길은 소이나루공원에서 시작해 옛 소이나루 아래 세월교를 건너 강을 거슬러 올라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다. 벚나무 가로수가 늘어선 도로를 따라 약 1km로 거리에 있는 세월교는 큰비가 내리면 잠기는 잠수교다. 무주를 지나는 금강 20km 구간 중에 가장 넓은 강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세월교를 건너면, 행정상으로는 충남 금산 땅이다. 무주와 금산의 경계 지점으로 강을 따라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 옛길을 따라 걷다 보면 무주와 금산의 경계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바위 절벽을 깎아 만든 길은 지금도 자동차가 지나다닐 수 있을 만큼 넓다. 길 왼쪽으로 보이는 강을 따라 걷다 보면 금강과 남대천 두 강이 만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면마을의 옛 지명인 서호(西湖)’라는 의미에 딱 걸맞은 분위기로, 잔잔한 호수 같은 강물이 이곳에 모여들어 흘러간다.

두 강이 만나는 옛길에 서 있노라면 과거 이 길을 걸었을 옛사람들의 모습이 상상된다. 이고 지고 금산장을 보러 다녔다는 서면마을 주민은 엊그제 일처럼 지난 일을 얘기했다. 마을 앞 강변에 지천으로 널린 다슬기를 잡아 금산장에 내다 팔았다고 한다. 지금도 서면마을 앞 강변에는 다슬기가 많다고 소문이 났는지 여름이면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다슬기는 반딧불이의 먹이사슬이다. 마을 주민들은 반딧불이 서식 환경 보존을 위해 눈으로 보고 즐기기만 해달라고 부탁한다.

금강과 남대천이 만나는 지점을 지나면 길은 숲으로 들어간다. 오래 묵은 길은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촉감이 다르다. 딱딱하지도 않고, 무르지도 않다. 딱 걷기 좋은 부드러운 느낌이다. 옛길은 금강 본류를 따라 이어진다. 탁 트인 조망도 좋지만, 더위를 식혀줄 숲길을 만나면 반갑다. 강이 보일 듯 말 듯 이어지기도 하고, 강이 보이지 않으면 여울물 소리로 강물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길가에는 야생화도 지천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걷는 여행자들에게 눈요기를 선사한다. 야생화를 유심히 관찰해보는 것도, 꽃 이름을 찾아 알아가는 것도 트레킹의 매력 중 하나다.

84년 전에 놓인 용포교

멀리 고속도로 고가도로가 보이기 시작하면 요대마을에 다다른다. 요대마을은 용포리와 마주 보고 있다. 강을 가로지르는 낡은 다리는 1939년에 놓였다. 무려 84년 전이다. 난간은 부서지고 낡아서 안전을 걱정할 수도 있지만, 차가 다닐 정도로 아직은 건재하다. 용포교가 놓이기 전까지 나룻배가 건너다녔다고 하는데 워낙 오래전 일이라 당시 모습을 전해줄 마을 주민은 없다.

요대마을 앞에서 용포교를 건너면 용포리다. 용포(龍浦)란 지명은 마을 앞 금강이 흐르는 모습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며 흐르는 것처럼 보여 붙여진 지명이다. 이번 무주마을로가는축제에서는 마을 앞 강변이 캠핑장으로 이용된다. 용포리 안쪽의 추동마을 펜션은 도시민들의 숙박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소이길은 여기에서 강 하류를 따라 내려간다. 옛길은 요대마을 앞에서 끝이 나고, 이젠 제방길을 따라 걷는다. 서면교까지는 약 1.7km, 다리를 건너면 시작 지점인 소이나루공원이다.

소이길은 마을과 마을을 잇는 옛길이다. 무주의 관문이었던 소이나루를 건넜던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품은 길이다. 덤으로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이름다운 강 풍경을 걷는 내내 볼 수 있으니 매력 또한 넘치는 길이다.

무주마을신문 2023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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